그 가을의 분주와 풍요 그 가을의 분주와 풍요 지난 가을은 갈바람에 출렁이는 황금들판의 벼이삭처럼 풍요하고도 분주했다. 즐거운 비명이란 이런 때 나올 수 있는 것일까. 봄부터 가꾸어온 분주였다. 가을 초입의 성대한 잔치를 위하여 틈틈이 모여 기량을 닦아나갔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콘서트도 .. 청우헌수필 2015.11.27
계절의 바뀜을 보며 계절의 바뀜을 보며 가을이 가고 있다. 가는 가을을 전송이라도 하려는 듯 가을비가 자분자분 내리더니, 강둑의 벚나무며 뒷산 나무들의 단풍 빛이 한결 더 새뜻해졌다. 노란색, 붉은색, 황갈색의 잎사귀들이 명도와 채도를 달리 하면서 온 강둑이며 산을 황홀하게 휘덮고 있다. 저 빛깔.. 청우헌수필 2015.11.15
가을 들판에서 가을 들판에서 한로도 지나 벌써 상강이다. 들판이 온통 누런 금빛으로 출렁이는가 싶더니 바야흐로 벼 베기가 한창이다. 어제는 저 집, 오늘은 이 집, 가을 손길이 분주하다. 벼가 고개를 묵직이 숙이고 서있는 논머리를 조금 쳐놓으면 트랙터가 와서 삽시간에 뚝딱해치우는 벼 베기지만.. 청우헌수필 2015.10.26
가을 산의 물음 가을 산의 물음 오늘도 해거름 산을 오른다. 날마다 노을을 뿌리는 해를 바라며 걷는 산행이요, 산책길이다. 요즈음은 오를 적마다 노을이 산자락 아래쪽으로 조금씩 내려와 있는 걸 보니, 해가 시나브로 짧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색바람인가 싶더니 어느새 찬바람 되어 불면서 산속에도 .. 청우헌수필 2014.11.24
가을 논들에 서면 가을 논들에 서면 찬 이슬 내리고 한창 추수 때가 되는 한로 절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바야흐로 들판은 점점 짙은 금빛을 띠어가고 있다.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논들에 서면 더는 모자란 것이 없을 듯 마음이 유족에 젖는다. 토실한 낟알을 튼실히 달고 묵직하게 고개 숙이고 서 있.. 청우헌수필 2014.10.09
가을 따기 가을 따기 -청우헌일기·31 아내가 또 바쁘다. 고구마와 당근은 이미 다 캤지만, 서리를 더 맞추기 전에 콩도 꺾어야 하고 배추도 알이 잘 차도록 돌봐야 한다. 고추도 따야 하지만, 약을 치지 않은 탓인지 병이 많이 들어버렸다. 그래도 병들기 전에 푸른 고추를 제법 따 먹었으니 다행이.. 청우헌일기 2013.11.12
가을 보내기 가을 보내기 오늘도 해거름 주지봉을 오른다. 해가 백화산 마루에 얹힐 무렵이면 언제나 오르는 산이다. 낙엽이 발목을 잠기게 하는 숲길을 따라 오른다. 나무들은 노랗고 붉었던 이파리들을 다 내려 앉히고 푸른 하늘이며 하얀 구름자락들을 걸어놓았다. 층계진 가르맛길을 가쁘게 올라.. 청우헌수필 2012.11.30
가을 풍경화(4) 가을 풍경화(4) -청우헌일기·26 깊어가고 있는 가을, 아침 산책길을 나선다. 때를 따라 철을 두고 모습과 빛깔을 바꾸어내며 삶의 돋을무늬를 새겨주는 나의 길이다. 마을 앞을 지나노라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수많은 알전구를 달고 동네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감나무다. 집집마다 .. 청우헌일기 2012.11.06
가을 풍경화(2) 가을 풍경화(2) -청우헌일기·24 아내의 텃밭에도 추수의 계절이 왔다. 삼십여 평이 될까 한 조그만 텃밭에, 파, 고추, 가지며, 배추, 상추며, 참깨, 들깨며, 콩, 목화, 고구마 등 두어 골씩 십여 가지를 심고 호박으로 가장자리를 둘렀다. 참깨는 벌써 추석 전에 베 내어 말려서 털었다. 한 됫.. 청우헌일기 2012.10.08
가을 풍경화(1) 가을 풍경화(1) -청우헌일기·23 하늘이 높고 푸른 초가을 날이었다. 옆집 성씨네가 산에 가보자 했다. 가을 딸 게 있을 거라고 했다. 두 집 내외 함께 장대와 낫을 들고 배낭을 챙겨 뒷산 고갯길로 향했다. 벼 이삭이 한껏 고개를 숙인 논들이며 주렁주렁 사과가 달린 과수원을 지난다. 무.. 청우헌일기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