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 전설(7) 때가 되니 올해도 댑싸리가 발갛게 물이 들었다. 아내가 씨를 뿌린 후로 네 번째 드는 물이다. 아내는 이 붉게 물든 댑싸리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씨를 뿌리고 겨우 싹이 돋아날 때쯤 아이들 집으로 자리를 옮더니 그 길로 세상을 바꾸고 말았다. 돌아올 때쯤은 제법 복슬복슬한 모습이거나 붉은 물이 들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여겼을지 모르겠다. 댑싸리는 아내 손으로 씨가 뿌려지고 싹을 틔웠다. 아내의 소생이라 할까. 자라고 물들고 익어서 떨어진 씨가 다시 싹을 틔우고, 자라 복슬복슬해지고 선혈 빛 붉은 물을 들이기에 해를 거듭했다. 댑싸리는 저 혼자서만 부지런히 모습을 바꿀 뿐, 아내의 눈길을 한 번도 얻지 못했다. 싹을 트게만 해놓고는 다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