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사는 법 마을 들머리 숲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며 참나무 회나무 느티나무 들이 우거져 있고, 그 한가운데쯤에 정월 대보름 새벽이면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당이 있고 그 옆에 상사화밭이 있다. 해마다 유월, 구월이면 마을 사람들 모두 나와 풀베기를 하지만, 풀은 또 어느새 우거진다. 상사화는 모든 것이 아직 얼어 있는 이월 말이면 움트기 시작하여 곧 촉을 내민다. 봄이 오는가 싶으면 난초 같은 긴 잎들을 돋워낸다. 봄 지나 오뉴월에 이르기까지 무럭무럭 자란다. 상사화만 자라는 게 아니다. 주변의 풀들도 상사화보다 더 크게 솟는다. 풀이 상사화가 잠길 만큼 짙어진다. 상사화 잎은 짙어지다가 유월 중순부터는 마르기 시작한다. 칠월 넘어서면 마른 잎은 땅에 붙어버리고 꽃대가 솟아 8월에 이르면 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