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지다 헤어지다 여름밤 잠자리가 좀 시원 하라고 삼베 침대보를 내어 침대에 깔았다. 아내가 베를 뜨다가 침대 너비에 맞게 잘라 가장자리를 박음질하여 만든 것이다. 몇 해를 여름만 되면 깔고 자면서 뒤척이고 비비대고 하다 보니 가운데 자리가 떨어져 해어졌다. 색깔 맞는 실을 골라 꿰매어 보기도 하지만, 낡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이웃 자리가 또 해어진다. 아내가 있다면 어떻게 손보아 해어지지 않게 깁거나 다시 천을 뜨다가 새로 마련해 주겠지만, 그렇게 해줄 아내와 떨어져 헤어졌다. 다시 못 돌아올 세상으로 가버렸다. 어떤 물건이라도 오랜 시간을 두고 많이 쓰다 보면 낡고 해어지지 않는 게 있을까만, 사람 살이도 그러하지 않으랴. 누구라도 만나서 오래 함께 지내다 보면 마음과 몸이 해어질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