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대하여(7) 내가 왜 이리 상사화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산수 좋은 곳이라고 찾아와 마을에 발을 내리고 살던 어느 날, 마을 숲에서 만났다. 애절한 그리움을 지닌 꽃이란 걸 알았다. 내게도 맺혀 있던 무슨 그리움이 있었던지, 그 후로 상사화 꽃밭은 내 정서의 샘이 되고, 내 삶의 한 의지처가 되기도 했다. 비가 내리든 바람이 불든 그 꽃을 찾지 않는 날이 없었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그리며 돋아나고 피어나다가 말라가고 잦아드는 꽃이라지만, 나는 상사화를 보며 피어나고 잦아든다. 눈이 채 녹기도 전인 2월 하순께 어느 날 마을 숲에 들다 보면 문득 땅속에서 뾰족한 순이 솟는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순은 잎이 되어 자라난다. 봄을 지나 5월을 넘어서기까지 난초처럼 길쭉하고 치렁한 잎을 돋우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