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안동까지 좀 멀긴 하지만, 아내와 나는 딸을 시집 보내는 신창 씨의 혼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신창 씨와 나는 함께 근무를 했던 적이 있어 잘 아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동기간인 아내와 더 친숙한 사람이다. 드디어 짝을 맺는 과년한 딸의 혼사도 응당 축하해야 할 일이.. 청산수필 2006.11.30
아버지의 꽃씨 아버지의 꽃씨 나는 훈련병이었다. 내무반장은 집에나 애인에게 편지를 쓸 때 꽃씨를 보내달라는 글귀를 꼭 넣으라고 했다. 내무반 앞에 화단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잘 계시는 지요? 저도 전우들과 함께 씩씩하게 훈련 잘 받고 있습니다. ……제가 거처하는 막사 앞에 화단을 꾸.. 청산수필 2006.11.21
외할아버지의 문집 외할아버지의 문집 爭使歌樽課日至 노래하는 술잔 살펴 날로 이르게 한다면, 肯敎詩극暫時移 기꺼이 시인의 걸음 잠시 옮기리. 慇懃攬取淸凉意 은근히 시원한 뜻 잡아서 취하니, 道勝花展暑不知 도리가 승하고 꽃이 펴나 더위를 모르겠네. -'綠陰詩'에서 외할아버지가 왜관의 낙빈음사(.. 청산수필 2006.10.26
손녀가 태어나다 손녀가 태어나다 꽃이 피네, 한 잎 두 잎. /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이호우 : '개화' 손녀가 태어났다. 아들이 결혼한 지 삼 년만이다. 제 아비가 시시로 사진을 찍어 보낸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모습이며,.. 청산수필 2006.10.26
45년만의 외출 45년만의 외출 젊은 날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황혼까지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얼마나 멋이 있습니까.// 아침에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의 빛깔도/ 소리치고 싶도록 멋이 있지만 저녁에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지는 태양의 빛깔도/ 가슴에 품고만 싶습니다.// 인.. 청산수필 2006.08.21
생강나무의 꿈 생강나무의 꿈 나는 생강나무다. 지난 겨울은 너무 길었다. 겨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는 눈을 떴다. 주위를 살펴보니 마른 잎과 앙상한 나뭇가지들뿐이다. 소나무 가지는 푸른 바늘을 달고 있었지만, 언제나처럼의 모습이다. 찬바람 부는 겨울을 어떻게 지내왔을까. 지난 가을 고왔던 .. 청산수필 2006.05.14
아내의 생일 아내의 생일 생일 파티를 마치고 돌아와 아내가 말했다. 너희들 잘 들어. 그리고 당신도 들으세요. 오늘 즐겁긴 했지만, 사실은 오늘이 내 생일이 아니에요. 한달 전에 지나갔어. 뭐라고? 그럼 생일이 언제라는 거요? 이월 초이레가 아니라 정월 초이레예요. 너무나 뜻밖이었다. 시내 어느 .. 청산수필 2006.05.13
이인성 특별전에서 이인성 특별전에서 대백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인성 작고 55주년 특별전'에 다녀왔다. '한국의 고갱'으로 불리었던 천재 화가 이인성(李仁星)은 일제 강점기인 1912년에 대구의 한 극빈한 가정에서 태어나 1930년대부터 우리 나라 서양화 화단을 풍미하다가 한국전쟁 중인 1950년에 38세로 요.. 청산수필 200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