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오늘같이 내일도 오늘같이 -청우헌일기·40 “마을공원으로 나갔다. 철봉체조를 하고 기구를 돌리며 시를 외웠다.” 언제나 내 일기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온 지도 사십 년이 다 되어간다. 일여덟 해 전, 생애의 한 막을 내리면서 홀연히 도회를 떠나 강이 있고 숲.. 청우헌일기 2018.08.11
눈 속에서 맞는 새해 눈 속에서 맞는 새해 새해 새 날 첫 아침, 한두 점 흩날리기 시작하던 눈이 날이 밝아오면서 송이가 점점 크고 많아지더니, 마침내는 함박눈이 되어 산야를 휘덮어가고 있었다. 밝아오는 새해를 방 안에 앉아서만 맞이하기는 송구한 일이라며, 두어 이웃과 함께 주지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청우헌수필 2013.01.04
눈 덮인 주지봉 눈 덮인 주지봉 -청우헌일기·27 오늘도 해 저물녘 주지봉을 오른다. 날마다 이맘때면 오르는 산봉우리다. 내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마치 소로(H.D.Thoreau)가 날마다 월든 호숫가를 거닐었던 것처럼-. 어제는 어느 도회지의 수필문학회 출판기념회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느라 오르지 못.. 청우헌일기 2012.12.30
길 다듬기 길 다듬기 비가 많이 내렸다. 많이 기다리던 비다. 콩을 심어 놓고 속을 태우던 사람들이 제일 좋아했다. 강물도 많이 불었다. 바닥을 드러내 보이던 강물이 이젠 봇둑을 넘어 처렁처렁 흐른다. 넘치는 강물만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넉넉하다. 비 온 다음날 아침 여느 때처럼의 산책.. 청우헌수필 2012.07.11
주지봉 당신 주지봉 당신 오늘도 주지봉을 오른다. 주지봉은 집 뒤에 있는 해발 367.9m의 나지막한 산이다. 이 주지봉이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마성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 마성의 어느 학교에 두 해 동안 근무한 게 인연이 되어 마성과 정이 들었다. 퇴임을 하면 와서 살고 싶은 곳이라 생각하.. 청우헌수필 2011.06.12
주지봉에서 새 해를 맞다 주지봉에서 새 해를 맞다 주지봉에서 새 해를 맞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 마성에 살면서 처음으로 해맞이 행사가 열릴 때 주민들과 더불어 새 날 새벽에 주지봉을 올라 새 해를 맞은 적이 있다. 그 때 주지봉에서 새 해를 맞은 것이 인연이 되어 올 새 해를 주지봉에서 맞게 된 것.. 청산수필 2011.01.10
주지봉 연가 주지봉 연가 기축년 새해 첫날, 고모산성에서 해맞이 행사를 끝낸 우리들은 주지봉을 향하여 달려갔다. 못고개마을에서 오르는 길이 내가 늘 오르던 등산로지만, 모곡리의 양어장이 있는 곳으로부터 오르기로 했다. 이태 전 빗돌을 지고 끌고 오르던 지난날의 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 청산수필 2009.01.14
주지봉에 세운 빗돌 -마성일기·45 주지봉에 세운 빗돌 -마성일기·45 ㅇ 주지봉 만나기 임지를 옮길 때마다 제일 먼저 하는 바깥의 일은 주민등록지를 옮기는 일이다. 임지는 곧 내 삶의 터, 그 터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이 되어 내 삶을 꾸려 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일은 길 찾아 나서기다. 전입 .. 마성일기 2007.01.23
주지봉 전설 주지봉 전설 - 마성일기·35 주지봉 공든 탑이 무너졌다. 황사가 날고, 비바람이 치고 난 뒤에 봉우리에 올랐을 때, 탑이 허망하게 무너져 있었다. 몇 날 며칠을 두고 하나하나 쌓아가며 공을 들였던 '그분'의 낙담은 쌓아 올린 탑의 크기만큼이나 컸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의 낙담은 그리 오래 가지 않.. 마성일기 200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