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의자
고사목 의자 오늘도 산을 오른다. 내가 산을 오르는 일은 물을 마시고 숨을 쉬는 일과도 다르지 않다. 그런 곳을 골라 찾아와서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일상으로 오를 수 있는 산이 내게 있다는 것이 여간 생광스러운 일이 아니다. 바람 소리, 새소리와 함께 산을 오르노라면, 온갖 나무들이 철마다 단장을 달리하면서 언제 봐도 반가이 맞아준다.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벚나무, 소나무, 노간주나무……, 내가 손을 흔들기도 전에 저들이 먼저 수많은 손을 흔들며 나를 맞아 준다. 산의 모습이 정겹다. 하늘 향해 싱그럽게 죽죽 뻗으며 서 있지만, 그중에는 잎을 다 지운 채 강대나무가 되어 서 있는 것도 있고, 그 몸통마저도 땅에 누인 것도 있다. 삶과 죽음이 함께 살고 있다. 생사를 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