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5

선물

선물 이 일 배 윤 박사가 스승의 날을 기리는 전화를 했다. 사십오 년 전쯤의 제자다. 그도 이순을 벌써 넘어선 연치를 살고 있다. 일찍이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지금까지 사회와 나라를 위하여 좋은 일을 많이 해오고 있다. 내가 정년으로 교단을 내려온 지도 어느덧 십여 년이 흘렀다. 현직에 있을 때도 그리 우러름을 받는 사람은 못 되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새겨주는 사람도 차츰 줄어들어 이제는 기억해 줄 제자도 몇 되지 않을 것 같다. 나를 돌아볼 일일지언정 누구를 탓할 일은 전혀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세월 속에 묻혀 가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서도 윤 박사는 여태 나를 잊지 않는다. 명절마다 마음을 전해 오는가 하면, 스승의 날에는 꼭 전화라도 해준다. 고마운 일이다. ..

청우헌수필 202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