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2

즐거운 병원 길

즐거운 병원 길 세 곳째 병원을 다니고 있다. 병원이든 의원이든 날 치료하는 곳은 나에겐 다 병원이다. 견디기 쉽지 않은 요통을 얻게 되었다. 시시로 통증이 올 때는 참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의욕마저 사라지는 것 같다. 허리가 편치 않으니, 앉고 서고 걷는 일이며, 무얼 들고 내리는 일이며, 몸 굽혀 땅이라도 파고 묻고 해야 할 일 같은 것들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 노화 현상 중의 하나라 하지만, 어쩌랴. 사는 날까지는 불편을 없이 하거나 줄여서 살기라도 해야 할 게 아닌가. 척추센터가 따로 있는 큰 병원이며, 재활 치료를 잘한다는 정형외과에 해를 넘겨 가며 다녔지만, 별 효험을 보지 못했다. 통증을 겪고 있던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는데 문득 어느 빌딩에 붙은 ‘통증 치료’라는 광..

청우헌수필 2025.04.23

먼 진달래

먼 진달래   꽃 피고 잎 돋는 봄은 왔다. 그렇지만 내 몸은 아직도 봄을 저만치 밀쳐 내두고 있다. 한 해여 전부터 높은 곳, 비탈진 곳은 걷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받은 터였다. 해거름이면 늘 오르던 산을 못 오르게 된 게 아쉽긴 했지만, 다시 힘찬 걸음으로 오를 날을 위하여 의사의 말을 따라 편한 길로만 걷고 있다.  잠시 혼절하여 쓰러지면서 벽에 부딪혀 척추에 골절이 난 것은 의사의 시술로 치료가 되었지만, 그 후로도 허리는 계속 저리고 아팠다. 시술의 후유증으로 알고 약을 먹으면서 낫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다시 검사를 해보니 그사이에 척주관 협착증이 왔단다.  사는 일, 행하는 일에 몸과 마음을 넓게 가지지 못해 허리도 협착해진 건가. 무릎도 말을 잘 안 들을 때가 있다..

청우헌수필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