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수필

캄보디아·홍콩 여행기(4) -따프롬 사원

이청산 2007. 1. 23. 10:09

캄보디아·홍콩 여행기(4)



 ㅇ 앙코르 유적지를 가다

     - 따프롬 사원

기다리고 있는 전세버스를 타고 자야바르만 5세가 건설했다는 미완성의 따께우(Ta Keo) 사원을 스쳐 차가 멈추어 서는 곳은 따프롬 사원 입구다. 화장실에 갔더니 변기 속에 소독용으로 과일 조각을 넣어 놓은 것이 신기했다.

사원 입구의 길을 걷는데, 지뢰 피해 상이군인이라는 사람들이 성금함을상이군인들이 연주하는 아리랑 앞에 두고 캄보디아 고유 악기로 노래를 연주하다가 우리가 한국인라는 것을 알아보았는지 연주곡을 갑자기 '아리랑'으로 바꾼다. 여러 가지 축조물이 촘촘히 들어 차 있어 오전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사진 찍기 좋은 오후에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따프롬은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에게 헌정하기 위해 65㏊의 면적에 39개의 탑, 566개의 집단 주거 시설 그리고 어머니상을 비롯한 260개의 신따프롬 사원상을 조각해 1186년에 세운 사원이다. 수많은 보석으로 장식하고 6백 명이 넘는 압살라 무희를 두고 한 때의 영화를 구가하던 이 사원도 역사의 부침과 함께 깨어지고 허물어져 갔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허물어져 있는데, 이 사원의 보존과 복원을 맡고 있는 프랑스 극동학교에서는 19세기에 발견되었을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은 이 사원에서 자라고 있는 비단목화나무(Silk-cotton tree)와 무화과나무 때문이다. 크고 연한 갈색의 굵고 울퉁불퉁한 뿌리로 사원의 벽을 감싸고 있는 비단목화나무는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영화 '톱 레이더'에 등장하여 더욱 유명해졌는데, 우기에는 잔잔한 잎을 피우다가 건기에는 잎을 떨어뜨려 수분을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의 씨를 먹은 새가 사원의 상층부에 배설하여, 그 씨가 사원을 쌓은 사암 틈 사이로 수분을 찾아 서서히 뿌리를 내려가다가 토양을 만나 무럭무럭 자라난 것이다. 돌 틈 사이로 뿌리가 굵어지면서 쐐기처럼 돌덩이를 벌려 나가 사원을 튼튼하게 지탱해 주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그 굵은 뿌리들이 벽을 이리저리 감아 사원을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것은 물론 갖가지 형상의 희한한 광경을 연출하여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이 나무가 죽게 되거나 폭풍우에 쓰러지게라도 되면 나무와 더불어 사원도 허물어지게 된다는 사원 벽을 타고 내린 비단목화나무 뿌리것이다. 그래서 크기와 영양을 적절히 조절하여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성장 억제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이 사원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담 벽에 드리워진 뿌리는 길이가 서너 길은 될 것 같고, 굵기도 아름이 넘는다.

비문에 의하면 79,365명이 관리했던 이 따프롬 사원에서 3,410개 마을을 다스렸으며, 500kg이 넘는 황급 접시, 다이아몬드 35개, 진주 40,620개 각종 보석 4,540개 등을 재산으로 가지고 온갖 권위와 권세를 다 누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 화려했던 영화는 역사 속으로 까마득히 사라져 버리고, 오늘날은 비단목화나무 뿌리가 허물어져 가는 그 영화의 흔적을 붙잡고 있을 뿐이다. .

사원을 나와 밀림 길을 걷다가 11시55분 버스를 탄다. 12시5분 경주문화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들판을 달려간다. 집을 한창 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시가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정리 안 된 어수선한 모습이다. 시장을 지나 오토바이들이 분주하게 달리는 시가지를 지나 황토길을 달리고 흙탕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12시25분 식당 '古宮'에 당도한식과 우리나라 담배를 파는 식당한다. 돼지고기에 김치. 상추를 주는 한식집이다. 벽에는 우리나라 소주의 광고지가 붙어 있는데 우리나라 소주 한 병에 7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담배도 팔고 있었는데 한  박스에 25,000원 하는 것은 10,000원에 판다고 한다. 세금이 붙지 않으니 그리 싸게 팔 수 있는 모양이지만, 다른 나라에 와서 우리의 것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호텔로 가서 좀 쉬다가 2시20분에 호텔을 출발하였다. 단일 사원으로서는 세계최대인 앙코르와트로 간다고 한다. 앙코르와트로 가기 전에 가이드는 '新綠院'이라는 상황버섯 집으로 먼저 안내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시엠림 특산의 상황버섯을 팔고 있는 곳이다. 사장이 상황버섯의 효능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지만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다. 가이드가 열을 올리며 다시 설명한다. 이 가게와 결탁이 되어 있는 것이 드러나 보였다.

나무도 집도 온통 황토 먼지를 덮어쓰고 있는 황톳길을 달린다. '대한통운 택배' 차량이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고등학교 이름이 쓰인 버스도 보인다. 이곳에도 대한통운이 있고 우리나라 학교가 있다는 말인가? 중고차를 수입하여 도색을 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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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 따프롬 사원

   ㅇ 앙코르 와트/ 프놈바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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