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마광수의 '가을'

이청산 2006. 11. 25. 22:05
< 가  을 >


   가을이 우리를 에워싸 안았다

   가을이 우리를 절망하게 하고
   가을이 우리를 사랑에 미쳐 날뛰게 했다

   누군가 염세자살하고 있는 가을
   누군가 환각제를 먹고 있는 가을
   누군가 자살미수로 살아나고 있는 가을
   누군가 환각제 복용으로 잡혀 가고 있는 가을

   그 가을에 우리는 만났고
   그 가을에 우리는 밤새도록 울었다

   더 큰 오르가슴에 대한 가슴 시린 안타까움으로
   더 근사한 죽음에 대한 깊디깊은 갈증으로


   <광마 마 광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