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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지 않은' 새해 10가지 건강약속

이청산 2006. 12. 25. 14:18

<`거창하지 않은' 새해 10가지 건강약속>

 

[연합뉴스   2006-12-25 07:09:11]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암 등 현대사회 질병은 대부분 생활습관병

새해 거창한 건강계획보다 지키기 쉬운 약속으로 생활습관부터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새해에는 술ㆍ담배를 끊어야지!", "내년엔 기필코 10㎏을 뺄 거야 ", "매일 1시간씩 꼭 운동을 하겠어!"..

새해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결심 한두 개쯤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획들은 작심삼일이 되고 마는 것도 현실이다. 이는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거창하게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병은 대부분 생활습관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과 대장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간단한 감기조차도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잘못된 식이요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남보다 더 자주 걸리게 된다.

따라서 올 한해에는 거창한 계획 대신에 `거창하지 않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1년 동안 가볍게 바꿀 수 있는 `건강 생활습관 10가지'를 살펴본다.

 

① 아침밥은 꼭 먹는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듯이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다. 그중에서도 아침식사는 특히 중요하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뇌 속의 식욕 중추가 흥분 상태에 놓이게 돼 생리적으로 불안정 하게 되고 집중력, 사고력 등이 현저히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자 점심이나 저녁을 폭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런 불규칙한 식생활은 위에 부담을 줘 위장병에 걸릴 확률도 커진다.

이에 반해 아침밥을 먹으면 오전 중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두뇌와 내장의 활동을 촉진해 생활의 활력을 높여준다. 그런가 하면 점심과 저녁의 폭식을 막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② 밥을 한 숟갈씩 덜어 놓고 먹는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비결은 소식이다. 식사를 할 때 양껏 먹기보다는 조금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절제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갑자기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급격하게 혈당치가 상승하고, 인슐린 분비도 과다 촉진돼 지방합성이 증가한다. 즉 하루에 섭취한 총 섭취량은 같더라도 균등하게 섭취한 경우보다 한 끼에 폭식한 경우 더 많은 양의 지방이 체내에 축적된다. 때문에 비만,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위험이 커진다.

또한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장내에서 세균들에 의한 부패물질이 그만큼 많이 만들어지고,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특히 고지방, 고단백질 음식을 좋아하면 더 많은 부패물질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지방과 단백질 음식은 1일 식단에서 2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식을 삼킬 때 충분히 씹어서 삼키는 것도 중요하다.

과체중은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항상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고, 되도록 간식은 피하는 게 좋다.

 

③ 손은 비누를 이용해 수시로 깨끗이 씻는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질환의 60%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감기는 물론 독감, 콜레라, 세균성 이질, 식중독, 유행성 눈병 등의 전염병 및 식중독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손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면서 뭔가를 잡고, 나르고, 만들면서 각종 유해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다. 일단 손에 묻은 세균은 눈, 코, 입, 피부 등으로 옮겨져 자신을 질병에 감염시킬 뿐 아니라 주변의 음식, 물건 등에 옮겼다가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시킨다.

외출에서 귀가했을 때, 화장실에 다녀온 후, 애완동물을 만지고 난 후, 생선이나 고기를 요리한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이용해 구석구석 손을 씻어야 손을 통해 전염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④ 주량은 소주 반 병 이하로 줄이자.

사회생활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은 필요하지만, 건강을 위해 절주하는 생활방식을 몸에 익혀야 한다. 사람마다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차는 있지만 보통 한 차례 마실 수 있는 양은 알코올 50g 정도다. 이는 소주로 반 병(3~4잔),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는 2병 분량이다. 또한 간이 알코올로부터 쉴 수 있도록 한번 술을 마신 뒤에는 2∼3일 동안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 자체도 문제지만 술과 함께 먹는 기름진 안주도 문제가 된다. 평상시에는 간에서 만들어진 지방이 다른 조직으로 이동해서 저장되지만 음주 후에는 그대로 간에 지방으로 축적돼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⑤ 담배와 라이터를 버리자.

해마다 굳게 결심하지만 매번 작심삼일로 끝나고 마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금연'이다. 하지만 흡연의 해악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기에 어렵더라도 내년에는 반드시 담배를 끊도록 하자.

담배연기 속에는 각종 유독성 물질과 2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런 연기가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니코틴은 혈액 속으로 급속히 흡수되고 온몸에 전달됨으로써 심장, 혈관, 호르몬 체계, 신진대사, 뇌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전체 암의 30~40%는 담배가 원인이라고 한다.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이런 발암물질이 몸에 축적돼 폐암, 구강암, 인두암, 췌장암, 후두암, 방광암, 신장암 등의 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술과 담배가 만나면 이러한 폐해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흡연 자체도 유해하지만 술과 함께 하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간의 니코틴 해독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⑥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생활 속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도록 한다. 엘리베이터가 비어있어도 몇 층 정도는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차를 타기보다 걸어서 가는 습관을 생활화 하자.

걷기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정도로 감기에서부터 골다공증, 각종 암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심장기능 강화 및 심근육 발달을 촉진하고, 혈관의 탄성을 높여 우리 몸의 주요 기관에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의 80% 를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또 걷기를 하면 뇌에 적당한 자극을 줌으로써 자율신경의 작용을 원활하게 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걸을 때는 되도록 편안한 신발을 신고 보폭을 크게 해서 걷고, 짬짬이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이완시켜주면 더욱 좋다.

 

⑦ 하루 3번씩 소리 내 웃는다.

얼굴 찌푸린 채 생활하는 사람 중에 몸이 안 아픈 사람이 없다.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호르몬은 비만, 당뇨, 고혈압뿐 아니라 암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기쁨과 슬픔을 조절하고 의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게 하루를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다.

우리 몸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등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다. 놀람, 불안, 초조, 짜증 등의 감정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하는 반면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고 몸 상태를 편안하게 해줌으로써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웃음은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웃음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⑧ 매일 잡곡밥과 야채, 물 8잔을 먹는다.

건강에 있어서 먹고 자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는 바로 `쾌변'이다. 쾌변을 위해서는 물과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야 한다.

현미·보리 등의 곡류나 과일, 야채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부패물질도 적게 나오게 만든다. 또 장에서 생성되는 독소를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식이섬유와 함께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식이섬유는 자기 무게의 30~40배나 되는 많은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지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오히려 변이 단단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하루 1.5~2ℓ 정도의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물을 마실 때는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되, 식사 전후를 피하는 게 요령이다.

 

⑨ 하루 7시간 이상 잔다.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려면 반드시 하루 7시간 정도의 잠을 자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노동 강도에서 비롯된 피로는 쌓인 즉시 풀어야지 조금씩 쌓아 두면 병이 된다. 매일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심신을 재충전해야 한다.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는 커피, 흡연, 음주 등을 멀리한다. 또 취침 3~4시간 전에는 심한 육체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졸음이 오는 것은 몸이 피곤하다는 신호다. 졸리면 억지로 잠을 쫓지 말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좋다. 15분간의 낮잠으로도 오전 중에 쌓인 피로를 말끔히 풀고 오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⑩ 정기적인 진찰이나 검진을 받는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찰이나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요즘 사람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비전문가적 자가 진단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초기 증상을 소홀히 하고, 각종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작은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체계적인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정기 건강검진은 1~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고, 특히 40대 이상이라면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정기 건강검진은 건강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도움말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