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작가 공지영 신드롬

이청산 2006. 11. 21. 11:09
공지영 "노대통령…이제 너무 속상해요"
공지영 신드롬[중] "고정독자 최대 80만명"… 출판사 줄 서
영화·뮤지컬 제작사들도 관심 기울여

▲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석란희씨의 개인전 작품 앞에 선 소설가 공지영씨. /최순호 기자 chosis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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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소설의 인기 비결은 시원시원한 이야기 솜씨에도 있다. “문장에 멋을 부리지 않고 되도록이면 단문으로 끊어서 쉽게 쓰려고 합니다.”그녀의 문체는 씩씩한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사랑은 상처 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라며 치열하게 사랑했고, 치열하게 헤어졌던 끝에 얻은 세 아이를 혼자 키운다. 그녀는 이제‘씩씩한 싱글 맘’의 상징으로까지 떠올랐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솔직함과 당당함이 빛난다

“고3 수험생 엄마가 되고 보니…추웠어요. 수능 시험이 끝나는 시간에 휴대폰이 없는 아이와 엇갈릴까봐 시험장 앞에 40분 전에 가서 기다리는데…춥더라…”

소설가 공지영씨는 올해 수능 시험을 본 큰딸을 두고 있다. 수험생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의 모든 수험생들에 대한 연민이 앞선다. 공씨는 큰딸과 두 아들을 혼자서 키우고 있다. “아이들 성씨가 다 다르다”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밝혔던 공씨는 우리 가족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상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소설 제목도 ‘즐거운 나의 집’으로 정해두었지만 아직 집필에 들어가지 못했다. “수험생 큰 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우리 집이 즐겁지가 않아서…에이”라면서도 호탕하게 웃는다.

“아이들이 공부를 엄청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내 자신을 깊숙이 뒤져보다가 그건 첫째로 내 자존심을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냥 아이를 편하게 두었어요. 가끔 속이야 부글거렸지만.”


 

◆대통령에게 권하는‘정치적 올바름’

솔직한 그녀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낮은 인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현 정부 출범에 기여한 386세대의 대표 작가인 그녀는 지난 여름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하면서“노무현 대통령을 뽑은 것이 뭐가 잘못됐나”며 여론에 반발한 적이 있다. 지금도 똑같은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노 대통령… 그때만도 그랬는데 이제 너무 속상해요”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회적으로 고언을 던졌다. 일전에 어느 작은 시의 시장님을 만난 일이 있는데, 뭐 좋은 말을 해달라고 합디다. 그래서 이런 말을 했어요. 위선이라도 좋으니까 일주일에 한번은 사모님하고 버스 타고 가서 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사보고 직접 얼굴을 맞대보라고요. 어떻게 사는지, 삶의 온도는 어떤지 좀 느껴보라고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

그녀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 세 가지를 꼽으라고 했다. 언제나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살아있게 한 것 세 가지는 바로 아이들과 신앙 그리고 문학이었어요. 어느 날 한번 생각해보니 그것의 공통점은 나의 열렬한 사랑과 성실을 필요로 한다는 거였죠. 아이들은 내게 사랑과 헌신을, 문학은 내게 밥벌이의 엄중함과 성실을, 그리고 신앙은 내게 용서와 평화를 주었어요.” “지금까지 짝사랑을 딱 두 번 했다”는 그녀다. 여고생 때는 젊은 사제였고, 여대생 때는 학과 선배였다. “요즘엔 예수님만 짝사랑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쓴 글 중에서 가장‘공지영적인’문장을 꼽으라고 했다. “피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즐기는 것, 오늘을 살 뿐, 그저 오늘을 견디며 살아갈 뿐…”이라며 단편‘섬’의 한 문장을 선뜻 내밀었다.


 

◆출판사들이 줄 서있는 이유

현재 소설가 공지영은 모든 출판사들이‘원고를 받고 싶은’작가 1순위다. “무슨 글을 쓰든‘공지영 독자’는 최소 10만에서 최대 70만~80만 명이 존재한다는 것이 여러 번 입증 됐기 때문”이라고 출판사 편집자들은 입을 모은다. 영화제작사나 감독들, 뮤지컬 같은 공연물 제작사도 공지영 작품에는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 ‘정치성·대중성·감수성’으로 무장한 공씨는 우리 문화계에서‘뜨는 브랜드’로 정점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입력 : 2006.11.20 23:56 04' / 수정 : 2006.11.21 10:04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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