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살아있었다 이태 만이다. 그리워하던 주지봉에 올랐다. 별다른 사정이 있는 날 말고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그 길의 풀이며 나무 하나 눈길 주지 않은 게 없고 그 산의 흙이며 돌덩이에 발길 대지 않은 곳이 없으리만큼 오르고 내렸다. 그 길과 산을 내 글 속에 고스란히 담아 책 한 권 엮기도 했다. 그 나무며 그 산이 품고 있는 숨결은 곧 나의 호흡이고 맥박이었고. 내뿜는 정기는 곧 내 삶의 살이 되고 근육이 되곤 했다. 그러던 산을 이태나 버려두어야 했다. 방안에서 혼절하여 쓰러졌다. 옆 사람이 가뭇없는 길을 떠나고 난 뒤 고적하게 지내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가물가물하는 의식 속에서 겨우 핸드폰을 잡아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 갔다. 급기야는 대처 큰 병원 병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