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4

세상 여행

세상 여행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간다. 그들이 가는 속을 내가 살고 있다. 그들이 갈 때 어떻게 가는가. 보고 듣고 겪고 느낄 많은 것을 만들고, 주고, 남기고 간다. 세상을 둘러보면 온통 그것들이 남기고 간 것들이다. 하늘이며 땅이 그렇고, 산이며 물이 그렇고, 나무며 풀이 그렇고, 꽃이며 열매가 그렇다. 어디 그뿐이랴. 세상 만물, 만사가 그것들이 만들지 않은 것이 없고, 남기지 않은 것이 또한 없다. 그것들에 의해 또 많은 것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 그렇게 하면서 세상의 온갖 희로애락을 다 겪게 한다. 사람들은 그 속을 여행하기에 걸음이 분주하다. 하늘도 땅도 보고 밟아야 하고, 산도 물도 오르고 젖어야 한다. 나무와 풀을 보며 아늑함을 느끼기도 해야 하고, 꽃이며 열..

청우헌수필 202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