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나무처럼

이청산 2006. 5. 25. 16:09

 

나무처럼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법정 잠언집 :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류시화 엮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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