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이청산 2006. 5. 1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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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책

[영남일보]/이하석 논설위원 hslee@yeongnam.com 

2006-05-15 07:27:06 입력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 때 꼭 책을 상자에 넣고 다니면서 읽었다고 한다. 그 책은 '일리아드'였다. 키케로에 의하면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며…집에 있어서는 쾌락의 종자가 되고…여행할 적에는 야간의 반려가 되는 것"이라 했다. 책에 대한 이런 신뢰와 의존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 책은 위기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받는다. 여행을 가도 책보다는 더 재미있는 것들을 가져가며, 노트북 컴퓨터가 꼭 챙겨진다고 말해진다. 이런 점은 새 밀레니엄이 열리던 2000년을 전후하여 문학계를 중심으로 꽤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몇 년이 지났어도 그런 조짐이 나타날 가망은 아직 없어 보인다. 그동안 새로운 전달 미디어들이 나타날 때마다 책의 시대가 끝나리라는 우려가 대두되곤 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히려 책은 더욱 번성하면서 굳건히 문화의 중심자리를 지켜왔다. 기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아이들이든 어른이든여행 때 책을 가져가는 이들이 생각보다는 많음을 우리는 여전히 본다.

미국의 국제 정치 전문지 '포린 폴리시' 최근호는 출판산업이 여전히 우리 문화의 중심적 자리를 차지하며 번성하고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끈다. 인터넷 시대에도 출판은 최대 문화산업으로 세계에서 음반과 영화의 매출을 앞지르며 우뚝 서 있다. 중국 출판시장 성장이 가장 눈부시다. 미국 등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독서시간이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에 쓰는 시간보다는 적어서 이를 책이 퇴조하는 조짐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각국의 출판사들은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책을 발굴하고, 뉴미디어를 출판에도 적극 활용하려 애쓴다.

책에 대한 신뢰가 여전한 것은 독서의 힘이 아직도 가장 큼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위대한 책은 특히 심리적으로 살아있다. 우리는 그것을 계속 읽을 수밖에 없다'는 바슐라르의 말이 힘을 잃지 않는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