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2

내일이면 거뜬히

내일이면 거뜬히 “혼자 끓여 먹고 하느라고 뭘 옳게 먹었겠나.……” 형님의 물기 어린 목소리가 전화기를 적시며 흘렀다. 며칠 후에 형님 내외와 여동생 내외가 길을 접어 달려왔다. 영양가 있는 먹거리를 잔뜩 챙겨왔다. 내가 쓰러진 건 못 먹어 난 병이라며 홀로 사는 내 처지를 가슴 아파했다. “어쨌든지 잘 챙겨 먹고 빨리 나아야 해.” 십 년 맏이 형님이 근심 어린 눈빛으로 입가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오빠! 우리 집에도 한번 놀러 와야지.” 남매들의 걱정에 눈시울이 화끈거린다. 주위를 위해서라도 병을 잘 다스려야 할 것 같다. 갑자기 쓰러져 혼절에 이르러면서 몸 한 부분에 금까지 가게 되는 중병을 얻었다. 큰 도시 큰 병원에 몸을 눕히고, 빈사지경에 이른 몸에 난치 과정을 거쳐 두어 주일 만에 ..

청우헌수필 2024.02.09

변화 앞에서

변화 앞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계기로 삶의 방향이나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전에 비해 후가 긍정적, 희망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에 따라 행복해하거나 불행을 느끼기도 한다. 나도 살아오면서 숱한 그 ‘계기’를 맞이하면서 울고 웃어왔다. 그 연속이 삶의 과정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들 그렇게 살아왔겠지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가 분별이 잘 서지 않는 변화 앞에서는 또 어찌해야 하는가. 갑작스러운 입원을 하게 되었다. 홀몸이 되어 적요하게 살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벽에 부딪히며 쓰러지는 충격으로 외상도 입으면서 뼈 한 부분에 금이 갔다. 구급차를 바꿔가며 실리기를 거듭하..

청우헌수필 202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