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무소유 이 일 배 오늘도 산을 오른다. 나무를 보러 오른다. 나무는 내가 보려 하는 그 자리에 언제나 서 있어 아늑하게 한다. 늘 생기로운 모습으로 서 있어 더욱 아늑함을 준다. 막 잎이 날 때든 한껏 푸르러질 때든, 심지어 잎 다 지우고 맨몸으로 서 있을 때조차도 고즈넉한 생기가 전류처럼 느껴져 온다. 나무는 눈을 틔워 잎을 피워내던 시절을 거치면 푸름의 철을 맞이하게 된다. 잎이 자랄 대로 자라 푸를 대로 푸르러진다. 그즈음에 이르기까지 딴은 몹시 분주했을 것이다. 물을 빨아올리고, 햇볕을 조아려 받아 생체 조직을 작동시켜 엽록소의 빛깔로 드러내기까지 얼마나 분망했을까. 나무에게 욕망의 철이 있다면 바로 이 시절이 아닐까. 푸름에 대한 욕심, 생장에 대한 푸른 욕심이다. 나무의 그 욕심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