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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네티즌을 소름 돋게 한 한국 청년 기타 연주

이청산 2006. 8. 30. 21:58

세계 네티즌 소름 돋게 한 한국 청년 기타연주

임정현 연주 영상, 인터넷 조회 770만 회


 

20대 한국 청년의 전자기타 연주 동영상이 세계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영상은 대만 기타리스트 제리 C(Jerry C)가 록 버전으로 편곡한 요한 파헬벨의 ’카논’을 임정현(22) 씨가 연주한 장면으로 지난해 10월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 올라 770만 차례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는 전 세계 네티즌이 찾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하루 1억여 편의 영상을 서비스하고 매일 6만5천여 편의 영상이 새로 올라오고 있다. 770만 차례는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서비스된 모든 동영상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조회 수치.

임씨의 연주 영상에는 1만7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이 사이트에서 지금까지 두 번째로 많은 댓글이 달린(Most Discussed) 영상으로도 기록되고 있다.


▲유튜브(youtube.com)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네티즌들은 ’지미 헨드릭스보다 낫다’, ’메탈리카가 몸 전체에 가지고 있는 능력을 한 손에 가졌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능이 있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영상이 이처럼 주목받는 것은 연주된 곡이 웬만한 실력으로는 흉내내기도 어려운 데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분간하기 힘들 만큼 현란하고 정교한 연주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영상은 임씨가 자신의 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을 직접 찍은 것으로 길이는 5분20초.

  

 

임씨는 애초 이 영상을 국내 인터넷 악기 사이트 뮬(mule.co.kr)에 올렸으나 다른 네티즌이 이를 ’유튜브’에 옮기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뮬’에서 ’funtwo’라는 아이디로 활동 중인 임씨는 이 동영상 외에도 록밴드 드림씨어터의 ’오버처1928(Overture1928)’ 등 다른 곡을 연주한 장면도 촬영해 이 사이트에 올렸다. 30일 오전에는 화제가 된 동영상의 화질을 개선한 영상을 새로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뮬’에 남긴 글에서 임씨는 ’기타 강습은 두 달 받았으며 거의 독학으로 5년 정도 기타를 쳤다’고 밝혔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도 27일(현지시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기타의 귀재가 한국인인 임씨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funtwo(임씨) 연주의 정확성과 빠른 속도는 최고(record-breaking)”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임씨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한국에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으며 동영상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듣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08.30 16:49 49' / 수정 : 2006.08.30 18:29 06'
 
 
임정현 "자꾸 실수해서 부끄럽네요"
’기타 동영상’ 주인공, 31일 연주 모습 공개

▲ 전 세계 네티즌이 찾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기타 연주 장면이 소개돼 780만 차례의 조회 수를 기록, 하루 아침에 유명인이 된 임정현(22.대학생)씨가 현란한 손놀림을 자랑하며 요한 파헬벨의 '카논'을 연주한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
“이거 다 녹화하시는 거예요? 연습 하나도 못했는데….”

기타 연주 동영상으로 세계 네티즌의 주목을 받은 임정현(22ㆍ뉴질랜드 오클랜드 대 2년)씨가 31일 홍대 앞 스튜디오에서 연주 모습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와 같은 기타(ESP의 Alfee Custom SEC-280TC)에, 같은 모자를 착용하고 온 임씨는 생각보다 많은 취재진이 왔다고 여겼는지 기자들이 한명 한명 스튜디오로 들어올 때마다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룻밤 새 유명인이 돼버린 임씨는 “평소보다 전화가 50배 정도는 많이 와 어젯밤 2시간밖에 못 잤다”며 피곤해 했지만 동영상에서 보여줬던 ’카논’ 록 버전은 힘차게 연주했다.

“동영상 속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잔 실수가 많다”고 말한 임씨는 취재진을 의식한 듯 가끔 실수하기도 했지만 동영상에서의 현란한 연주를 멋지게 재연했다.

동영상에 대해 사이버공간에서는 ’연주하는 흉내만 냈다’ ’영상을 빨리 실행시켜 빨리 연주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손의 움직임과 음악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도 일었지만 이날 임씨는 이 모든 것이 의혹에 불과함을 증명했다

임씨는 자작곡인 ’집 없는 아이’와 비디오 게임 ’슈퍼마리오’의 배경음악도 들려줬다. 게임 캐릭터가 동전을 먹을 때 나는 재미있는 소리도 기타로 연출했다.

임씨의 영상이 특히 화제가 된 것은 대만의 기타리스트 제리 C가 편곡한 이 곡에 고난이도의 스윕 피킹 주법(오른손이 빗자루질을 하듯 기타 줄을 쓰는 동시에 왼손이 각 줄을 옮겨가며 다른 음을 짚는 주법)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카논 록 버전을 연주하기 전까지는 스윕 피킹을 잘 몰랐고 지금도 어깨 너머로 배운 실력일 뿐”이라고 쑥스러워하며 스윕 피킹 시범도 보였다.

자신에게 쏟아진 찬사에 대해 임씨는 “인터넷을 둘러보거나 클럽에 가 보면 실력 출중한 분이 정말 많다”며 “고맙기는 하지만 지나친 칭찬”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어 “잔 실수가 많다는 지적이 많고 이 부분은 나도 상당히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에서나 이날 스튜디오에서나 모자를 쓴 이유에 대해 그는 “1년 365일 가운데 100일 이상 모자를 쓰기 때문”이라며 “특별한 까닭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임씨와 함께 밴드 ’롤리타(Lolita)’ 멤버로 활동 중인 송윤서(22ㆍ여ㆍ서울대 국문과 4년ㆍ보컬), 류영(22ㆍ한국외대 영어학부 1년ㆍ베이스)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드럼을 맡고 있는 정경용(21ㆍ아주의대) 씨는 최근 조부상을 당한 데다 학업이 바빠 오지 못했다.

중-고교와 인터넷 악기 사이트 ’뮬(mule.co.kr)’에서 만난 이들은 홍대 앞 클럽 ’리디안’에서 공연하고 있지만 임씨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즐길 뿐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택하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주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공연 무대에 서달라는 제의도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임씨는 “싸이월드에 우리 밴드 음악이 등록돼 멤버들 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 학업을 위해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는 임씨는 한국에 있는 동안 대학에서 전공 중인 IT 관련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08.31 14:4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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