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병원 길(2) 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 계절이 바뀌어 간다는 것은 삶이 흘러간다는 말이다. 계절들은 저마다 다른 나의 삶을 안고 있었다. 지난봄은 나에게 아쉬움을 남겨놓고 흘러갔다. 그런가 하면 소망과 기쁨도 남겨놓았다. 무엇이 잘못된 탓인지 해를 바꾸어 가며 요통을 계속 앓고 있다. 지난해 벽두부터 일기 시작한 통증이 계절이 바뀌고 바뀌어 같은 계절이 돌아와도 잦아들지 않는다. 큰 병원 작은 병원을 가리지 않고 치료에 유용할 만한 곳을 찾아다녔지만,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해가 바뀌어 봄이 왔다. 내 처지와는 상관없이 봄은 제 할 노릇을 잘해나갔다. 마른 나무에 움을 틔우기 시작하고, 검은 땅이 조금씩 푸른 빛을 띠어갔다. 이맘때쯤이면 늘 오르던 집 뒷산에는 생강나무며 올괴불나무도 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