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3

인디언 십계명

인디언 십계명   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가 눈에 피로감이 느껴지는 듯해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본다. 살벌하다. 눈이 더 뻑뻑해지는 것 같다. 산이 온통 상처투성이다. 산의 맨살에서 선혈이 낭자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것 같다. 애목 성목 가릴 것 없이 모두 잘려나갔다. 그야말로 인정사정 볼 것이 무차별로 베어버렸다.   그뿐만 아니다. 흉한이 휘두른 흉기에 죽죽 그어진 자상刺傷처럼 비탈을 가로질러 가며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다. 베어낸 나무들을 실어내기 위해 파헤친 길 자국이다. 살을 찢는 아수라의 비명이 몸서리치게 들려오고 있는 것 같다. 차라리 눈을 감는다. 창문에 암막이라도 치고 싶다.  크고 작은 것들이 서로 어울려 이루어진 울창한 소나무 숲이었다. 간혹 밤나무며 상수리나무 들도 섞여 있어 밤도 도토리도..

청우헌수필 2025.03.11

창밖의 벌목

창밖의 벌목   둔탁하면서도 날이 선 기계톱 소리가 마을 안까지 요란하게 들려온다. 마을 남쪽 산에서 나무를 베고 있는 소리다. 그 산 앞에 작은 산이 하나 더 있어 함께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데, 산의 벌목은 산허리 넘게 올라와 앞산의 능선을 올라섰다. 산마루에 이르도록 모두 베어낼 기세다. 나무를 베어내는 잔인한 톱질 소리와 함께 처절한 산의 비명이 마을을 흔들고 있다. 마치 동물이 제 가죽이 벗겨질 때 지르는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 소리는 나에게 더욱 참혹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저 산을 정면으로 비추어 주고 있는 내 방의 창이 그 소리를 적나라하게 전해주고 있다. 굴착기는 산허리를 가로질러 그 허리를 꺾을 듯이 파내고 있다. 베어낸 통나무를 쌓기 위한 자리며 실어낼 길을 만들려는 ..

청우헌수필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