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약속 몇 달에 걸친 치료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날, 의사는 나에게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불전佛典의 가르침에 깊은 관심을 두고 공부도 하고 있는 그가 나에게 준 책은 ‘마음을 잘 쓰는 법’을 이야기한 불교심리학에 관한 책이었다. 나중에 보니, 그 책 뒤표지 속에 “귀한 인연에 감사드리며 몸도 마음도 늘 평안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벚꽃 보기 좋은 날 꼭 초대해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정중한 서명을 해놓았다. 진료를 받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봄이 되면 우리 마을 강둑에는 왕벚꽃이, 뒷산에는 산벚꽃이 찬란하게 피어나 꽃 대궐을 이룬다고 자랑한 적이 있었다. 그 현란한 풍경을 꼭 한번 보여드리고 싶다 했다. 내 그 말이 기억에 깊이 남았던 것 같다. “예,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