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기를 쓰는 까닭 아침에 일어나면 물 마시고 체조하고 변 보고 세수하고, 무엇이든 잠시 글줄을 읽다가 컴퓨터를 연다. 일기장을 불러 ‘몇 시에 누워 무얼 하다가 언제 눈을 감았다.’로 시작하여 소변은 언제 언제 보고, 그렇게 깨고 자고 하는 사이에 무슨 꿈결이 흘러가고, 몇 시에 일어났다며 밤을 정리한다. 그 속에 변비로 어려움을 겪는 배변 정황도 그려 둔다. 이어서 홀로 사는 생활을 도와주는 분이 와서 정성으로 차린 아침 밥상을 함께 마주하는 정경을 적는다. 식후 운동을 겸한 산책으로부터 계속 이어지는 일과를 한 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빠뜨리지 않기를 애쓴다. 가치의 유무는 내 관심 밖이다. 그러다 보니 내 일기장은 매일 같은 말이며 일이 되풀이되기도 한다. 온종일 일기장과 함께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