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에 대하여 세월은 나를 저물녘 황혼빛 속에서 홀로 고적을 안고 살아가게 만들어 놓았다.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병마를 불러들여 안겨 혼자서는 생존도 생활도 제대로 건사하기 힘들게도 했다. 세월은 그렇게 해찰을 부리지만, 세상은 그리 무정하지 않았다. 내 무슨 복덕을 지은 것도 없는데, 마치 설화 속 이야기처럼 어디서 고마운 분을 나에게로 보내주었다. 그분은 아침 한때 잠시 나를 보살펴 줄 뿐이지만, 생존의 고단을 풀어주고, 생활의 적막을 달래주기 위해 따뜻한 마음을 다해 주고 있다. 세월을 다시 돌아본다. 세월은 몸도 마음도, 그 몸과 마음을 의지하고 있는 주위의 모든 것도 이냥 그대로 두는 법이 없다.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고 자라게도 하지만, 또 모든 것을 허물고 없애버리기도 한다. 그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