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마음 받는 마음 지하철 전동차를 탔다. 좌석은 다 찼고 서 있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가방을 든 채 출입문 옆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갔다. 앉아 있는 사람 중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대부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다가 건너편 좌석 중간쯤에 앉아 있는 중년 신사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오라고 손짓했다. 다가가니 일어서면서 앉으라 했다. 곧 내릴 사람인가 보다 하고, 감사하다며 앉았다. 그 신사는 반대편 문 쪽으로 가서 섰다. 한 역, 두 역…, 몇 역을 지나쳐도 내리지 않았다. 내 눈길을 의식했는지 몸을 숨기듯 서 있는 사람들 속을 파고들었다. 내가 내릴 때도 그는 내리지 않고 등을 지고 서 있었다. 내가 서 있을 때 가까이에 앉아 있지도 않았고, 앉은 이들 가운데 어쩌면 가장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