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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배 수필집 『나무는 흐른다』

이청산 2022. 3. 6. 11:28

이일배 수필집 『나무는 흐른다』, 소소담담(2022)

 

책 소개

이일배 수필에서 자연은 삶의 지표고 스승이다. 자연을 통해 인간 삶의 하찮음과 누추함을 반성하고 존재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 작가에게 자연은 생활의 터전이면서 도덕적 존재로 거듭나도록 하는 배움의 현장이다. 전체 6부로 구성된 이 수필집은 1부에서 4부까지가 모두 자연을 소재로 취한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1, 2부는 나무, 3부는 산, 4부는 꽃을 소재로 삼았다. 산과 나무와 꽃은 하나이다. 산에서는 무수한 나무와 꽃이 있다.
나무와 꽃이 없으면 그것은 산이 아니다. 꽃이 산이고 나무도 산이다. 또한 산은 나무이고 꽃이다. 하지만 산에는 나무와 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풀, 냇물, 새, 하늘, 구름, 돌, 짐승, 벌레 등 수없이 많은 개체가 모여 하나의 산을 이루었다. 이일배 수필에서 산과 나무와 꽃은 그 자체로서 개별적인 산과 꽃과 나무이면서, 또한 자연 전체를 말하기도 한다. 나무와 산은 자연의 제유인 셈이다. 화자는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과 객관적 대상으로서 자연을 한자리에 두고 바라보고 내면화한다.

 

저자 소개

이일배
1974.3 영양고 국어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1995.4부터 2년 동안 『영남일보』 교단 칼럼을 집필하며 수필에 빠짐. 1997 수필가 박연구 선생 심사로 「교평문학상」을 받고, 1998 선생이 주간하는 『수필공원』에 추천받음. 2000.3 울릉도로 가서 해포를 근무하고 나와, 2002 섬 살기의 감동을 담은 수필집 『마가목 빨간 열매』를 펴냈으며, 2003 『영남일보』, 2007 『대구일보』에 문화 칼럼 집필. 2007 울릉도 근무를 자원하여 들어가, 울릉 최초의 문학단체 「울릉문학회」를 창립하고 2008 『울릉문학』 창간호 발행.
2011.2 인동고 교장으로 정년 퇴임하고, 문경의 산골로 이주하여 은거하고 있음. 은거 생활을 담은 에세이 「대문을 괜히 달았다」를 2011.7 『조선일보』에 발표하여 각계의 뜨거운 반향을 받았으며, 2012.6 대구KBS에서 글의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구성하여 방영함. 2012부터 4년간 영남대 국어교육과에 출강했으며, 2016 「한국문인협회」로부터 ‘우리말 가꾸기’ 유공 표창을 받고 ‘우리말가꾸기위원’에 위촉됨. 2017 「금오산수필문학회」를 창립, 자문위원을 맡아 「금오산수필」을 엮고 있고, 2019.3부터 경북교육청 구미도서관 수필교실 강사로 활동하며, 2020, 2021 『김천신문』 『대구경북일보』에 칼럼 집필. 2021.6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예술인(문학) 인증을 받고, 2021.10 창작지원금 받음.
 

목 차

 
ㆍ 나무의 삶
나무의 사랑(1)/ 나무의 사랑(2)/ 나무의 견인/ 나무는 흐른다/ 나무의 염치/ 나무의 복명/ 나무는 겸허하다/ 나무의 삶(1)/ 나무의 삶(2)/ 나무의 그리움/ 나무의 외로움/ 나무의 행복/ 나무의 죽음
 
ㆍ 나무처럼
나뭇잎 행복/ 나뭇잎 삶/ 고사목 의자/ 나무는 바보다/ 겨울나무 도덕경/ 나무의 살 자리/ 나무처럼/ 나무는 위안이다/ 나무는 늙지 않는다/ 나무는 죽지 않는다
 
ㆍ 산은 영원하다
산은 방이다/ 산, 몸을 찾아서/ 산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산은 영원하다/ 산은 말이 없다/ 산이 아늑한 까닭은/ 해거름 겨울 산을 오르며/ 산의 삶과 죽음/ 산에는 꽃이 피네/ 치유의 산을 오른다/ 산의 가슴
 
ㆍ 모두 다 꽃이야
엉겅퀴 사연/ 모두 다 꽃이야/ 팔월의 풀꽃 길/ 길 꽃과 더불어
한촌의 여름 꽃길/ 단풍을 보는 법/ 벚꽃이 피는 날/ 상사화 마른 잎/ 기다림에 대하여(1)/ 기다림에 대하여(2)/ 세상은 모두가 꽃밭이다
 
ㆍ 세상 여행
세상 여행/ 삶을 잘 사는 것은/ 자연을 알게 해주소서/ 가야 할 때가/ 아, 테스형!/ 평안한 사람/ 하물며 사람의 일이야/ 도덕경 한 구절/ 자유의 자유/ 대문을 괜히 달았다/ 어느 무덤
 
ㆍ임이 절로 오시어서 깨울 때까지
아버지의 옛 사진을 보며/ 임이 절로 오시어서 깨울 때까지/ 어머니의 교자상/ 어느 어머니의 유언/ 꽃잎 책갈피의 꿈/ 추억을 아름답게/ 같이 만나세/ 당신 함께 가는 길/ 마음의 사랑 몸의 사랑/ 바람 따라갈 뿐이다
 
[작품론] 세상은 모두가 꽃밭이다
 

출판리뷰

이일배 수필에서 자연은 삶의 지표고 스승이다. 자연을 통해 인간 삶의 하찮음과 누추함을 반성하고 존재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 작가에게 자연은 생활의 터전이면서 도덕적 존재로 거듭나도록 하는 배움의 현장이다. 전체 6부로 구성된 이 수필집은 1부에서 4부까지가 모두 자연을 소재로 취한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1, 2부는 나무, 3부는 산, 4부는 꽃을 소재로 삼았다. 산과 나무와 꽃은 하나이다. 산에서는 무수한 나무와 꽃이 있다.
나무와 꽃이 없으면 그것은 산이 아니다. 꽃이 산이고 나무도 산이다. 또한 산은 나무이고 꽃이다. 하지만 산에는 나무와 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풀, 냇물, 새, 하늘, 구름, 돌, 짐승, 벌레 등 수없이 많은 개체가 모여 하나의 산을 이루었다. 이일배 수필에서 산과 나무와 꽃은 그 자체로서 개별적인 산과 꽃과 나무이면서, 또한 자연 전체를 말하기도 한다. 나무와 산은 자연의 제유인 셈이다. 화자는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과 객관적 대상으로서 자연을 한자리에 두고 바라보고 내면화한다.
이일배 수필가는 은퇴 후 문경 새재 근처 마성면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 그의 자연 귀의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을 실행으로 옮긴 것이리라. 이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지금 그의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는 ‘진정한 귀향’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존재와 생명은 모두 자연에서 출발되었고 돌아갈 곳도 자연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인생사가 아니겠는가. 이 귀향은 노자의 관점에서 보면 ‘복명復命’이다. 즉, 자연의 순리를 좇는 것이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옴이다. 이는 욕망에 얽매여 명리名利를 추종하던 삶에서 벗어나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찾고자 하는 자기성찰의 결실이기도 하다. 하늘과 땅, 산과 숲, 나무와 물, 꽃과 새, 바람과 청량한 공기 등과 같은 물리적 환경 자체가 인간의 본성은 아니다. 그것은 ‘복명’의 조력자일 뿐이다. 진정한 귀향은 인간 본성을 회복하기 위한 자기 수행이고, 구도의 길이다. 수필가 이일배는 지금 그 구도의 길을 무던히 걷고 있다.

 

생애의 새로운 막을 열면서부터는 세속의 모든 욕심을 떨쳐버리고, 희망조차도 내려놓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산과 물, 바람 소리, 새소리만이 친구라고 생각하며 노장老莊과 친해 보려 했다. 도법자연과 무위자연을 이야기하고 있는 노자와 장자를 익혀가기를 애썼다. 쉽게 익혀지지 않았다. 그 좋은 말씀들이 머릿속에서 관념이 되어 맴돌 뿐 그 속을 속속들이 알 수가 없었다.
날마다 산을 오르고 걸었다. 숨을 쉬고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나의 일상사였다. 산을 걷고 걷다 보니, 아, 그 산에서 산의 나무에서 노장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듯했다. 희미하게나마 그들의 모습도 보이는 듯했다. 때로는 그 말씀에 나무가 주를 달아주고, 산이 해설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주와 해설을 따라 그 말씀을 옮겨 글을 써보기도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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