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료 실

차를 마시며 마음의 고요를 얻고 禪의 경지에 이른다

이청산 2007. 10. 6. 15:53
[웰빙] 茶
차를 마시며 마음의 고요를 얻고 禪의 경지에 이른다

/글=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사진=우태욱기자 wt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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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리 향을 피운 후

    (2)꽃을 꽂아둔다

    (3) 자세를 편안하게 한 뒤

    (4) 3분간 마음을 가다듬는다

    (5) 차 도구를 챙긴다

    (6) 찻잔에 차를 넣고

    (7) 물을 부어 우려낸다

    (8) 찻잔에 마음을 투영시키고

    (9) 그 마음을 깊게 바라보면서

    (10) 마음을 넓고 크게 만들어 간다

    (11) 이때 찻잔은 옹달샘이 되고

    (12) 옹달샘은 연못으로 확대된다

    (13) 연못은 다시 호수가 되고

    (14) 호수는 바다·하늘이 된다

    (15) 하늘은 다시 우주가 된다

    (16)이런 상태에서 차를 마신다

    (17)그 맛은 몸을 청정하게 만든다


    차(茶)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고 선(禪)의 경지에 이른다. 단순히 차의 맛과 색을 보고 느끼는 차원을 넘어, 차를 마시며 명상 수련을 하는 '명상차'가 최근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불교의 선가(禪家)에서는 차를 마시며 선의 오묘한 경지를 깨달을 수 있고 차의 맛과 선의 맛은 하나라는 뜻의 '다선일미(茶禪一味)' '선다일여(禪茶一如)'란 말이 전해오고 있다. 이런 다선일미의 경지를 다도의 최고 경지로 보고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있다. 웰빙 풍조의 영향으로 최근 다도 공부도 단순히 차를 마시는 예절 차원을 벗어나 다도에 명상을 접목, 정신 건강을 추구하는 명상차를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는 몇몇 스님들이 명상차를 보급하고 있고, 일반인 다도 선생 중에서도 명상차를 연구해 가르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명상차는 어떻게 진행될까? 강사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를 것이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명상차를 배우고 있는 '푸른차문화연구원'(대표 오영환)을 찾아 명상차를 마시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넓은 방 안에 오영환씨를 중심으로 20여명의 여성이 각기 개인 다기를 앞에 놓고 앉아 있다. 미리 향을 피우고 꽃을 꽂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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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어 좀 더 나은 명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먼저 허리를 펴고 자세를 편안하게 한 뒤 3분 정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런 다음 각자의 차 도구를 편다. 찻잔을 꺼내고 챙기는 가운데서도 고요한 마음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한다.

    찻잔에 차를 넣고 물을 부은 뒤 우려낸다. 그리고 우려낸 차가 담긴 찻잔에 맑고 그윽해진 마음을 투영시키고 그 마음을 깊게 바라보면서 마음을 크고 넓게 만들어 간다. 조그마한 찻잔이 옹달샘으로 커지고 옹달샘은 연못으로 확대해 간다. 연못을 다시 큰 호수로 확대하고 호수는 강물로, 강물은 다시 바다가 되고 하늘이 된다. 하늘은 마지막으로 무한한 우주로 확장된다. 이처럼 선생의 지도에 따라 각자 작은 찻잔에 투영한 맑고 고요한 마음을 우주만큼 무한한 마음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신다. 차를 마시면서 몸을 청정하게 씻는다는 생각을 한다. 혀끝으로 차맛을 느끼고 차를 넘기면서 그 맛을 따라 몸 속으로 마음이 함께 들어가며 몸을 청정하게 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찻잔을 비우면서 찻물이 비워졌듯이 마음도 비운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한다. 차를 마시면서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명상의 시간을 늘려가고 명상의 힘을 길러간다. 예를 들면 차를 우린 뒤 갖는 명상의 시간을 처음에는 3분 정도로 시작해 5분, 10분 등으로 점점 늘려간다.

    집에서 차를 마실 때도 명상을 함께 하도록 하고, 명상차를 하면서 고요해진 마음을 일상생활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가르친다.

    오씨는 "차는 명상과 가장 잘 어우러지는 음료이며 명상과 함께 할 때 차를 제대로 마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상은 단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명상차에 맞는 명상차그릇을 특별히 직접 디자인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상차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고 화를 다스리는 힘도 점점 길러진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5개월째 이곳에서 명상차를 배우고 있는 김숙희씨(대구시 수성구 시지동)는 "명상차를 시작하고부터 마음을 잘 살피고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점점 길러짐을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