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울릉 KBS '화요데이트' 방송 내용(2007.4.17)

이청산 2007. 4. 20. 15:47
 

화요데이트 


■ 프로그램 :  KBS 뉴스와이드 2부 '화요데이트'  (울릉) - KBS 제1라디오

■ 방송일 : 2007. 4. 17. 화 /  11시 20분~11시 45분

■ 출  연 :  울릉종합고등학교 이일배 교장선생님  (016-248-9907)

■ 진  행 :  김태은 아나운서 (018-340-2922)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화요데이트’ 시간에는 울릉종합고등학교 이일배 교장선생님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이일배 교장선생님께서는 33년 동안 도내의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교사, 교감, 교장으로 재임하시면서 수많은 제자를 배출하셨고, 경상북도중등국어교육연구회 회장으로 경북의 국어교육계를 이끌기도 하셨으며 수필가로도 활약하고 계십니다.


1.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2. 울릉도에 다시 오신 지.. 이제 얼마 되셨죠?

 지난 3월1일자로 왔으니 이제 달포가 지난 셈이군요.


3. 이번에도 자원하신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4. 남들은 한 번 오는 것도 꺼리고 힘들어하는데..

  교장선생님은 왜 두 번이나 울릉도에 오기로 하신 거죠?

 지난번 그러니까 2000년3월부터 2001년8월까지 울릉종고의 교감으로 재임하면서 울릉도와 울릉종고에 대해서 너무나 아름답고도 좋은 기억들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울릉도 사랑에 깊이 빠져 있던 2001년 8월 갑자기 육지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참 아쉬운 마음을 안고 울릉도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퇴임하기 전에 꼭 울릉도에 다시 와서 살리라 결심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에 기회가 되어 자원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울릉도에는 초임 교감, 교장이 첫 임지로 발령 받아 오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육지에서 교장으로 근무하다 온 사람은 저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 울릉도가 고향이라거나... 여기 친척이 살고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시구요?

그런 건 아닙니다만, 지금은 고향처럼 아주 편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6. 5-6년 전.. 울릉도 발령이, 울릉도와의 첫 인연이었습니까?

 제가 맨 처음 울릉도에 와 본 것은 대학생 때인 1968년, 도로나 차량이 전혀 없을 때이고요, 그 다음 1997년에 울릉도에 여행 왔다가 울릉도의 신비로운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0년 3월 교감으로 승진하면서 울릉도 근무를 자원하여 종고로 오게 되었습니다.


7. 울릉도의 첫 인상은 어땠는지 기억나세요?

가슴이 벅찰 정도로 눈물겨울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 섬의 나무와 풀, 바다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 첫인상과 더불어, 그 때 종고에서의 생활도 좋은 추억으로

      남으셨나봐요?

 예, 요즘 어느 직장이나 다 그렇지만, 생활이 너무나 바쁘고 삭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울릉도에서의 학교 생활은 학교 부근에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쫓길 것도 없고, 오백여 리 물길을 건너와 사는 사람들이라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껴안고 살고 있는 모습이 저에게는 너무나 감동적으로 느껴졌습니다.


8. 이번.. 두 번째 만남은 어땠나요?

훌륭한 예술 작품은 그 감동이 영원하듯, 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은 언제 다시 봐도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감동을 표현해 낼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9. 종고 분위기는 어떤지.. 조금 달라졌나요?

사람들은 다 바뀌었지만, 서로들 위해주며 따뜻하게 사는 모습은 여전합니다. 저는 요즘 그야말로 사람 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10. 산과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너무 좋아하지요. 제가 울릉도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산과 바다가 함께 있다는 것이지요. 산과 바다의 싱싱한 생명력이 저에게 큰 감동을 줄뿐만 아니라 제 문학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11. 울릉도에 계시면서, 섬 이곳 저곳을 자주 돌아보시는 편입니까?

 자주 정도가 아니라 매 주말이면 꼭 섬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난 번 울릉도 생활 때 섬의 길이란 길은 안 가 본 곳이 없었습니다. 제가 걸었던 길을 글로 써서 울릉도닷컴에 연재하기도 했고, 그 내용과 더불어 섬 살이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내기도 했습니다.


12. 자주 가는 명소가 있으면 한 두 군데 알려주세요!

    이일배 교장선생님 마음에 아주 딱~ 드는 장소!!

    왜 좋은지도..

 울릉도는 모든 곳이 명소입니다. 이 섬에 어찌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습니까? 삼선암이나 죽도, 관음도도 좋지만 그 중에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북면의 석포, 정들포라고도 하지요. 지금 군부대가 들어선 마을 있잖습니까? 지형이 매우 부드럽고 아름다운 선의 미를 지닌, 그래서 하도 정이 들어 떠날 때는 울지 않고 못 배긴다는 그 정들포를 좋아하고요, 그리고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라는 서면의 학포를 아주 좋아합니다. 경관이 아주 아름답지요. 학포는 울릉도 개척사인 이규원이 1882년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이라 역사적으로 의의가 깊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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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  울릉종합고등학교 이일배 교장선생님과 화요데이트

       나누고 있습니다.

       잠시 노래 한 곡 듣고.. 말씀 계속 나누겠습니다..

         ( 노래 -  C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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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수필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즐겨 쓰고 있습니다. 아까도 잠시 말씀 드렸습니다만, 울릉도 이야기만으로 수필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입니까?

 울릉도의 특징적인 나무 이름을 딴 ‘마가목 빨간 열매’라는 제목으로 섬 살이의 이모저모 그리고 섬의 곳곳에 대한 견문을 써나간 내용입니다.


14. 교단에서 혹시.. 국어를 가르치셨습니까?

  예, 26년 동안 중,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습니다.


15. 울릉도에 수필의 소재가 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까?

    사람.. 자연.. 등에서?

 예, 울릉도의 모든 것이 아주 훌륭한 글의 소재지요.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경치와 풀과 나무들이 좀 많습니까? 이 모든 것이 좋은 소재지요. 그리고 울릉도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과 굳센 의지가 참 인상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저의 글 속에는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울릉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많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글들은 지면을 통해서도 발표되지만 제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꼭 한 가지 드릴 말씀은 울릉도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 울릉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보다 애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울릉도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의 바다와 우리의 땅 독도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게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정부에서는 울릉도 사람들에게 좀더 확고한 정주 기반을 마련해 주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를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울릉도가 번성할수록 우리의 영해와 영토가 튼튼하게 지켜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지요.


16. 수필을 잘 쓰는 요령은 뭔가요? 좀 가르쳐 주세요..

 수필뿐만 아니라 모든 글들이 다 그렇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사실이나 사물을 예사로 지나쳐 보지 않는 예리한 관찰력이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이리저리 둘러 생각해 볼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것만이 좋은 글,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는 요령이라 할 수 있지요.


17. 수필가이기도 하시면서, 본 직업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신데.. 교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을 기르고 만들 수 있는 직업이라는데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되었을 때 큰 보람도 느낄 수 있지요.


18. 반대로.. 교사의 어려움은요?

 그 사람을 기르고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 매력이면서도 어려움이지요.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도 어려운 일입니까? 아이들과 일체감이 형성되면 교과교육도 인성교육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19. 울릉도라서, 특히 조금 더 어렵고 조금 더 힘든 일이나

    아쉬움 같은 것도 있습니까? 

 울릉도의 학생들 중에는 가정 형편이 경제적으로 또는 가정 구조 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각계에서 많은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많이 힘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보충수업이며 자율학습을 많이 시키면서도 일체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20. 울릉종고는 그래도 해마다 조금씩..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특별전형과 혜택이 늘어나는 것 같던데..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지요?

예, 울릉군과 경상북도 그리고 각 대학과의 특약 또는 도서지역 특례에 의해 가톨릭 의대, 약대, 경북대, 영남대 등에 수능성적이나 내신성적에 의해 특별 전형으로 진학할 수 있는 혜택이 있습니다. 이 혜택을 잘 활용하면 육지에서보다 더욱 쉽게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21. 지역 학부모님들이 종고를 기피하고, 육지로 육지로....

    위험부담을 안고라도 자녀들을 유학 보내는 걸 보면..

    마음이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어떤 책임감.. 같은 것도

    느끼시겠구요?

 물론 저희 학교에서도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육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때문에 육지로 나가려고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육지 유학이 대학 진학에 목적이 있다면, 특별 전형 혜택 면에서나 내신 성적 면에서나 지역 학교인 울릉종고 진학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께서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2. 계시는 동안, 울릉종고의 총 책임자로써..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으십니까?

학교 운영의 제1 목표를 학력 향상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규 수업을 충실하게 운영하는 것은 물론 보충수업, 특별수업 등 방과후학교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야간자율학습 그리고 놀토에도 등교를 해서 자율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학문제 때문에 육지로 자녀들을 내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저의 제1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쾌적한 학습환경을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학교 예산도 교단 지원 부분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학습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교육청에 특별히 요청하여 2억 5천만 원 정도를 투입해서 불편한 교내 통행로를 개선하고, 눈비가 많이 오는 기후 특성을 고려하여 우천시 도복도 조성 공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23. 가족들은 육지에 다 두고 오셨나요?

아니요, 가족으로는 아들, 딸 남매와 집사람이 있습니다만, 아이들은 다 제 가정을 가지고 서울서 살고 있고, 울릉도에는 집사람과 함께 와서 살고 있습니다. 집사람도 울릉도를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24. 자녀분들을 자주 만나러 가시거나 오십니까?

 명절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요, 그 대신 요즈음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 방법처럼 인터넷 화상을 통해서 아이들과 손녀를 가끔 만나면서 그리움을 풀고 있습니다.


25. 끝으로 울릉도에서 생활하시면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 같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예, 울릉도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학교 일은 학교 일대로 할 것이고요, 울릉 문화 발전을 위해서 ‘울릉문학회’를 창립하여 운영해 볼까 구상 중에 있습니다. 경상북도에서 지역 문학 단체가 없는 곳이 군위군과 울릉군 딱 두 곳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울릉도에는 풍부한 글의 소재가 있고 글을 쓰고 있거나 글 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활동 무대가 없습니다. 그래서 울릉도에서 쓴 글을 육지에서 발표하고 육지에서 책으로 냅니다. 막상 이곳에서는 울릉도에 대해 어떤 글들이 쓰여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앞으로 울릉군 그리고 울릉문화원과도 상의하여 추진해 볼 계획입니다. 뜻 있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참여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일단 울릉종고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서로 상의도 하고 안내도 드리겠습니다.


Ann:. 말씀을 듣고 보니 울릉도의 문화 발전을 위해서 아주 좋은 계획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선생님의 뜻이 꼭 이루어지시기를 빌면서 오늘의 데이트를 마치겠습니다.

오늘 화요데이트에서는 울릉종합고등학교 이일배 교장선생님과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