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2

난병 일기(7)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난병 일기(7)-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옷을 벗고 큰 타올로 몸을 가리고 CT실 촬영대에 누웠다. 방사선 치료를 위한 모의 치료 과정이라 했다. 촬영 기사가 방광 주변에 무얼 바르고 한참 살피더니 일어나라 했다. 소변이 너무 많이 차 있다며 안쪽에 눈금이 새겨진 종이컵을 쥐여주었다. 눈금 어디까지 소변 보고는 변기에 쏟고 오라 했다. 옷을 걸치고 화장실로 가서 그렇게 하고 와 다시 누웠다. 눈을 감았다. 움직이지 말라 하고는 몸을 기계 속으로 밀어 넣는 것 같았다. 다시 일어나라 했다. 관장이 덜 되어 있어서 약 처방해 놓았다며, 약을 받아 20분 동안 관장하고 다시 오라 했다. 대기실로 나오니 나를 바라지하는 딸이 벌써 알고 병원 약국에 가서 관장약을 받아 왔다. 화장실로 가서 투약하고 나와 ..

청우헌일기 2026.08.03

난병 일기(2)-혼자만의 일이 아닌 걸

난병 일기(2)-혼자만의 일이 아닌 걸 아이들이 건강식품이며 영양제 같은 것을 잇달아 보내더니 오늘은 옷을 한 상자 보냈다. 먹으라고 보낸 것은 물론 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옷도 그랬다. 병원 나들이에 간편하게 입으라며 가볍고 부드러운 바지며 점퍼 같은 것이었다. 먹을 것도 많이 있고 입을 것도 많이 있다고 해도 보양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많이 드시고, 낡은 옷은 좀 버리고 새뜻한 것으로 바꾸어 입으시란다. 아비를 살펴 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기특하고 고맙게 여겨지면서도 가슴 한자리가 떨려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여느 때는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간혹 무얼 부쳐 와 어디 어디에 쓰라고 했지만, 병 진단을 받고부터 그 마음 씀이 더욱 잦은 것 같다. 제 어미 없이 홀로 지내고 있..

청우헌일기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