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있다면 오늘도 산을 오른다. 푸르고 싱그러운 나무를 본다. 살 만큼 살다가 강대나무가 되고 고사목이 되어 쓰러져 누운 것도 보이지만, 산은 푸르고 울창하다. 하늘 향해 한껏 잎을 떨치고 있는 이 나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 나무들의 소원은 무엇일까. 오직 하늘을 향하는 일이다. 하늘이 내려주는 빛을 타고 하늘에게 좀 더 가까이 오르는 것이 나무들의 가장 큰 소원일 것이다. 그 소원을 부여안고 열정을 태우다가 그 원이 다했다 싶을 때 서서히 내려앉는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나에게도 소원이 있는가. 어떤 소원이 얼마나 있는가. 한때는 바라는 것이 크고도 많았고, 해내고 이루고 싶은 것도 적지 않았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바라기만 하다가 말고 하는 사이에 세월이 흘러갔다. 황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