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2

희망에 대하여

희망에 대하여 오늘도 강둑길을 걷는다. 날마다 걷는 나의 산책길이다. 강둑 바깥쪽으로는 들판과 마을이 펼쳐지고, 마을 주위로는 산이 새 날개처럼 둘러 서 있다. 강둑 안쪽으로는 길을 따라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강에는 윤슬을 실은 강물이 흐른다. 사시장철 변함없는 풍경들이다. 아니다. 그 풍경이 한 시도 같은 적이 없다. 들판도 산도 달마다 철마다 모양이며 빛깔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강둑 벚나무도 철을 맞추어 쉼 없이 몸을 고쳐 가고, 물도 흐르는 자리 따라 몸짓을 달리해 간다. 이렇게 피고 지고 흘러가는 것이라고, 그저 무심히 흐르는 것이기만 하랴. 사나운 폭풍우를 만나기라도 하면 지녔던 모습들이 일거에 깨어지는 상처와 고통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을 다시 다스리지 않으면 안 ..

청우헌수필 2025.11.12

아침 문 여는 소리

아침 문 여는 소리 아침마다 내 사는 일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와 주는 분이 있다. 오늘 아침에 또 정성 들인 반찬을 찬그릇에 정갈하게 담아왔다. ‘늘 이렇게 가져오시면 어떻게 하느냐?’ 하니. ‘제 마음이지요.’라 하며 상긋이 고개를 숙인다. 감당하기 쉽지 않은 병치레를 하고 있다. 두어 주일을 병원에 머물다 나왔지만, 곧 좋아질 증세가 아니었다. 병원을 나와서가 더 힘들었다. 도와줄 이가 없이 혼자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가, 비감 서린 마음과 함께 자칫 희망을 잃을 뻔했다. 병중인 몸을 돌봐 줄 이 없는 궁색한 삶을 굳이 살아내어야 하는 걸까. 몸이 아픈 것도 힘든 일이지만,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아픈 몸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아픔 아래에 깔린 고적이 삶에 대한 회의감마저 ..

청우헌수필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