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탈출하다 이 일 배 “우리 일 한번 저질러 봅시다.” 같이 막걸릿잔을 들던 권 회장께서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도 답답해서 사지가 비틀릴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일을 저지를까 하니 ‘이건희 컬렉션’을 보러 가자 했다. 뜻밖이다. 권 회장께서 미술에 소질이나 조예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 나도 마찬가지여서 미술로 주담을 삼아 본 적조차도 없다. “그냥 탈출해보는 거지요! 하하” 함께 웃었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묶어놓았다. 사람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고, 만나서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다. 석 달마다 한 번씩 가던 문화유적 답사도 못 한 지가 이태가 다 되어 간다. 견문이라도 좀 넓히고 살자면서 지역 사람들로 모임을 지어 명승 고적을 찾아다닌 지 십 년이 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