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을 오른다. 날마다 오르는 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설렌다. 나는 왜 산을 오르는가. 산이 있고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산의 품은 넉넉하고, 그 품속의 나무는 푼푼하다. 그 넉넉하고 푼푼한 품으로 드는 걸음이 어찌 설레지 않을까. 산은 품지 않는 것들이 없다. 어떤 것이 찾아와도 늘 품을 벌려준다. 내치는 법이 없다. 세상에 이보다 넓은 품이 있을까. 그 품을 사는 나문들 어찌 산과 마음을 따로 할 수 있을까. 산의 너그러운 기운을 받아 죽죽 뻗어나면서 어떤 것에게도 기다렸다는 듯 가슴을 내어준다. 산과 나무는 한 몸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산과 나무가 사는 산을 어찌 오르고 싶지 않으랴. 생기 차게 뻗쳐오르는 나무의 몸통이며, 푸른 잎 싱그러운 가지들을 보노라면, 몸속의 모든 혈관에 더욱 세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