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3

아침 문 여는 소리

아침 문 여는 소리 아침마다 내 사는 일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와 주는 분이 있다. 오늘 아침에 또 정성 들인 반찬을 찬그릇에 정갈하게 담아왔다. ‘늘 이렇게 가져오시면 어떻게 하느냐?’ 하니. ‘제 마음이지요.’라 하며 상긋이 고개를 숙인다. 감당하기 쉽지 않은 병치레를 하고 있다. 두어 주일을 병원에 머물다 나왔지만, 곧 좋아질 증세가 아니었다. 병원을 나와서가 더 힘들었다. 도와줄 이가 없이 혼자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가, 비감 서린 마음과 함께 자칫 희망을 잃을 뻔했다. 병중인 몸을 돌봐 줄 이 없는 궁색한 삶을 굳이 살아내어야 하는 걸까. 몸이 아픈 것도 힘든 일이지만,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아픈 몸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아픔 아래에 깔린 고적이 삶에 대한 회의감마저 ..

청우헌수필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