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바라는 모든 것 당신에게 바라는 모든 것 신랑이 카펫을 활기차게 내디디며 입장했다.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붓이 걸어왔다. 아버지는 신부의 손을 신랑에게 쥐어 주었다. 하객들은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회장님의 맏딸이 결혼하는 날이다. 시낭송가 모임을 이끌고 있는 회장님은 시를 쓰.. 청우헌수필 2018.07.11
따뜻하고 밝은 삶을 축원하며 따뜻하고 밝은 삶을 축원하며 오랜만에 결혼식 주례를 부탁 받았다. 조 여사가 아들 결혼식의 주례를 서 달라고 했다. 현직에 있을 때 제자들이나 동료의 결혼식에 주례를 더러 서곤 했지만, 은퇴 이후로는 뜸했던 일이다. 주례를 서본 지도 오래 되었고, 더 명망이 높은 분들도 있을 터이.. 청우헌수필 2018.05.31
나무의 행복 나무의 행복 나무에게도 운명이라는 게 있을까. 명산 경승에 태어나고, 야산 황지에 태어난 것이 운명일까. 볕바른 곳에 살고, 그늘진 곳에 사는 것이 운명일까. 천 년을 넘어 하늘을 바라고 있고, 그 하늘의 해 몇 번 못 보고 잦아드는 것이 운명일까. 나무는 태어난 그 자리가 행복이다. .. 청우헌수필 2018.05.20
그런 사람이 그립다 그런 사람이 그립다 조그만 동네에 오순도순 모여 사는 이웃들은 어떤 일가붙이보다 더 가깝고 정답게 지내고 있다. 삶의 연륜이 비슷한 이웃이 있다면 살붙이보다 더 살가운 친구가 되어 세상 누구보다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다. 이웃에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날이면 날마다 얼굴을 대.. 청우헌수필 2015.10.19
정 주지 않으리 정 주지 않으리 오늘도 나의 산을 오른다. 날마다 오르는 주지봉은 오롯이 나의 산이다. 저 소나무, 벚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노간주나무, 생강나무가 나의 것이고, 그 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가 모두 나의 것이다. 언제 올라도 오르는 걸음이 가볍다. 날아오를 것 같다. 솔숲 .. 청우헌수필 2015.03.14
행복할 일밖에 행복할 일밖에 오랜만에 다시 뵙고 싶다며 가까이 살고 있는 미숙이랑 같이 다음 주말쯤 찾아오겠다고 희영이가 전화를 했다. 이태 전 이맘때도 곳곳의 동기 몇 사람을 수소문하여 함께 찾아왔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내가 담임한 아이들과 꼭 21년 만에 상봉을 하여 나도 저희들도 모두 깊.. 청우헌수필 2015.02.09
행복하다 행복하다 산을 오른다. 해거름이면 늘 오르는 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새롭다. 나뭇잎의 빛깔이 새롭고, 바람에 일렁이는 가지의 모습이 새롭고, 가랑잎 밟는 소리가 새롭다. 나무들 사이로 피어나는 꽃들이 철마다 날마다 새롭고, 나무들 사이를 날며 혹은 나뭇가지에 앉아 우짖는 새소리.. 청우헌수필 2013.08.18
덤의 행복 덤의 행복 아무리 찾아도 없다. 책꽂이 칸마다 다 뒤져보고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 봐도 흔적조차 알 길 없다. 며칠을 두고 찾았지만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머리 속에 어지럽게 쌓여있는 기억들을 간추려 보면 책장 어디쯤 꽂혀 있을 법도 한데 막상 뒤져보면 없다. 여간 안타깝지 않다. 정리벽이 없.. 청산수필 2009.02.17
가족사진 속의 행복 가족사진 속의 행복 "따르르 까꿍, 자! 이리 보세요." 사진사는 우스꽝스런 말과 표정으로 세 살배기 손녀의 시선을 잡기 위해 애를 쓴다. 사진사의 부인도 함께 장난감을 흔들며 분주한 손짓으로 주의를 끌려 한다. "아따, 선생님 사모님 두 분 다투셨어요? 좀 웃어 보세요. 김치이- 예, 좀더 화알짝!" 손.. 청산수필 2009.01.28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안동까지 좀 멀긴 하지만, 아내와 나는 딸을 시집 보내는 신창 씨의 혼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신창 씨와 나는 함께 근무를 했던 적이 있어 잘 아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동기간인 아내와 더 친숙한 사람이다. 드디어 짝을 맺는 과년한 딸의 혼사도 응당 축하해야 할 일이.. 청산수필 2006.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