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할머니 영희, 박-파안 어느 날 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재독 한국인 작곡가를 만났다. 늘 대하는 이웃집 할머니인 줄 알았다. 검은 머리보다 백발이 더 성한 단발머리, 적당히 주름진 얼굴에 짓는 맑은 미소. 우리 동네 할머니들도 즐겨 입을 듯한 스웨터에 조금 헐렁한 바지, 크지 않은 키에 등마저 굽었다. 파킨슨병 때문에 거동이 불편해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걷고 있다. 내 사는 마을 어느 할머니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이 할머니의 생애는 범상하지 않았다. 반세기 세월을 독일에 살면서 독일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인 ‘영희, 박-파안 Younghi Pagh-Paan’ 작곡가. 오랜 세월을 남의 나라에서 살아오고 있지만, 잠시도 고국을 잊어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사람,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