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겨울 겨울 산에 찬 바람이 분다. 넓은잎나무들은 잎을 모두 떨구고 발가벗은 몸으로 서 있다. 가을부터 한 잎 두 잎 떨어져 내리던 나뭇잎이 겨울바람을 맞으며 몇 안 남은 것마저 다 떨어뜨리고 있다. 저러고도 이 혹한의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 군걱정이다. 나무는 잎 다 떨굴 이 겨울을 위하여 한 해를 살아온지도 모른다. 나무는 늙지 않는다. 해마다 청춘으로 산다. 그 청춘을 위하여 이 겨울은 새로이 시작하는 계절이다. 입은 것은 모두 벗어버리는 것으로 새로운 시절을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맨몸으로 하늘을 바란다. 맨살이 향하는 곳은 오직 하늘이다. 온몸으로 하늘을 안는다. 이 나무를 보고 시인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은 겨울이 오면 옷을 자꾸 껴입는데/ 나무는 옷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