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종 3

이경종 선생의 바다

이경종 선생의 바다 “……집채 같은 파도가 손바닥만 한 배를 덮치는 순간 배는 맥없이 기우뚱했고 56명의 승객은 ‘아!’ 하고 비명과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던져졌다. ‘살려줘요!’ 하는 절규와 함께 허우적거리던 어린이, 부녀자들이 순식간에 파도 속에 묻혔다. 배는 산산조각이 나고 시체는 영하 5도의 차가운 바다 위에 떠올랐다. 마중 나왔던 가족들은 빤히 보이는 참변 모습에 발을 동동 구르며 통곡했다.……” 1976년 1월 17일 울릉도 북쪽 천부항에서 만덕호가 참혹하게 침몰하는 모습을 신문 기사(1976.1.19. 동아일보)는 이렇게 시작했다. 결국, 그 배에 타고 있던 37명은 시체로 떠 오르거나 영원한 실종자가 되어 바다의 혼이 되어야 했고, 19명만이 살아나올 수 있었다. 그 배에 천부초등..

청우헌수필 2026.01.28

이경종 선생의 목소리

이경종 선생의 목소리 이경종 선생은 울릉도 북쪽 천부초등학교 교사였다. 지금부터 50년 전 1976년 1월 17일 천부항에서 배가 난파되었다. 그 배에 타고 있던 선생은 재빠르게 목판을 잡고 뭍을 향하려던 순간, 제자 둘이 탈진 상태로 허우적대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몸을 돌려 가까스로 두 아이를 끌어당겨 함께 파도를 헤치기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파도 폭발을 이기지 못해 모두 물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때 선생은 35세, 교직의 창창한 꿈을 그리던 청년 교사 시절이었다. 그 후 그의 아름다운 인간애를 추앙하는 사람들에 의해 상과 훈장이 수여되고 순직비가 세워졌다. 해마다 그날이 오면 빗돌 앞에 제수를 차리고 꽃을 바치며 2백5십만 년 전 화산섬 울릉도를 흘러내린 용암보다 더 뜨거웠던 그 열정 어..

청우헌수필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