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에 대하여 오래 사귄 친구 이름이 한동안 기억나지 않다가 어느 날 문득 이름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보다 더 민망한 일은 아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이름이 통 기억나지 않는 것이다. 물어보면 실례가 되거나 실망을 줄 것 같아 물어보지도 못하고 아주 답답했던 적이 있었다. 무슨 일을 하리라 하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는 순간 잊어버렸다. 내가 무슨 일을 하려 했더라? 한참을 궁리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욕실에 가서 무엇을 하리라 하고 방에서 욕실로 갔는데, 순간 내가 왜 여기 왔지? 어처구니없는 의문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어떤 글을 읽다가 ‘엄살’. ‘다혈질’이라는 말을 떠올려야 하는데, ‘응석’ ‘어리광’, ‘고혈질’, ‘고혈압’과 같은 얼토당토않은 말만 맴돌고, 그 말이 도무지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