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 겨울 숲 오늘도 산을 오른다. 계절이 언제 그리 달라져 갔는가. 늘 오르는 산이지만, 산의 계절은 무시로 새롭다. 잎이 새롭고 가지가 새롭고 바람이 새롭다. 내 걸음은 철이 따로 없어도, 숲은 시시로 무상한 철을 그려내고 있다. 난들 어찌 그 철을 모른 체할 수 있을까. 오늘은 겨울 숲이.. 청우헌수필 2017.12.20
마을 숲 인정 마을 숲 인정 -청우헌일기·30 이른 아침 마을 숲에서 울려나오는 요란한 기계소리가 마을의 고요를 들깨웠다.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였다. 앞가리개를 걸치고 모자를 눌러쓴 남정네들이 짙어진 풀숲에 예초기를 들이대며 풀들을 잠재우 듯 쓸어나갔다. 느티나무며 소나무, 팽나무 노거수.. 청우헌일기 2013.07.14
한촌의 어느 하루 한촌의 어느 하루 -청우헌 일기·16 숲속 길은 험했다. 한겨울이라 넝쿨이며 풀들은 바짝 말라 있었지만 여전히 발길을 훼방하고 있었고, 가시를 단 마른 나뭇가지들이 옷이며 살갗을 찔러왔다. 어느 날 이웃에 기계톱을 빌려 들고 산길을 올라갔다. 언젠가의 폭풍우로 넘어진 커.. 청우헌일기 201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