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삶 오늘도 산을 오른다. 진달래 작은 몽우리가 수줍게 솟아오르고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터뜨리고 있다. 채 떨어지지 못한 나뭇잎이 앙상한 가지 아래서 대롱거린다. 이제 저 꽃과 더불어 잎의 움이 돋고, 마른 잎은 새 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땅으로 내려앉을 것이다. 잎은 나뭇가지에서 움이 트는 것으로부터 한살이를 시작한다. 가지도 애채로부터 생애를 시작하지만, 애채가 힘을 가지게 되면서 움을 돋우고 그 움에서 애잎이 피어난다. 애잎은 연녹색을 띠면서 조금씩 자라나 진녹색으로 살빛을 바꾸며 세상을 차츰 푸르게 만들어 간다. 애잎은 마침내 짙푸른 큰 잎이 되어 꽃의 어여쁜 모습을 더욱 곱게 해주고, 열매가 맺히면 튼실히 자라게 해준다. 찾아오는 친구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제 난 가지를 싸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