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 전설(3) 댑싸리가 이제 새로운 생애를 시작한다. 지난가을 붉게 타오른 뒤 겨울 들면서 씨를 담뿍 떨어트려 놓고는 그대로 말라 갔다. 한생을 다해가는 모습이다. 마른 채로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다가 봄을 맞았다.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생애의 자리를 비켜나게 해야 한다. 아내가 씨 뿌려 나게 한 그 생명체들을 다시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른 것들을 들어내었다. 그 자리에는 씨앗들이 소복이 내려앉아 있었다. 씨앗들이 앉은 자리를 다치지 않게 천천히 힘주어 살며시 들어냈다. 봄이 익어갔다. 강둑의 왕벚나무며 뒷산의 산벚나무가 피고 지고 할 무렵 제 전생이 비켜난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들이 꼬물꼬물 솟아났다. 아내가 뿌렸던 그 씨앗, 그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