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필 날이 멀었습니까 꽃 필 날이 멀었습니까 남녘 어디에는 매화축제며 벚꽃축제가 한창이라는데, 내 사는 한촌 강둑의 벚나무들은 이제 겨우 망울을 벙글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이웃집 목련은 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워내는데 우리 집 마당의 목련은 겨우 하나 맺힌 봉오리를 피워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 청우헌수필 2015.04.10
봄에는 몸이 가렵다 봄에는 몸이 가렵다 한촌의 봄은 봄까치꽃으로부터 왔다. 어제는 봄비가 들판을 촉촉이 적시더니 오늘 아침 논두렁에 갓난아기 조막손 같은 새파란 이파리들 사이로 하늘색 잔꽃들이 초롱초롱 피어났다. 올봄 들어 처음 맞이하는 꽃이다. 꽃말처럼 무슨 ‘기쁜 소식’이며 ‘희망’을 .. 청우헌수필 2015.04.01
벚꽃이 흐드러지면 벚꽃이 흐드러지면 -청우헌일기·29 다산(茶山)이 죽란시사(竹欄詩社)를 결으면서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한여름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이’자고 하였다. 우리는 못고개마을에 벚꽃이 흐드러지면 모이자고 했다. 다산의 모임은 시를 짓.. 청우헌일기 2013.04.22
봄이 오는 한촌 봄이 오는 한촌 마을회관의 문을 닫았다. 추수 끝낸 가을에 열었었다. 지난겨울의 회관은 참 따뜻했었다. 방도 따뜻했지만, 그 방에 모이는 마음들이 더 따뜻했다. 된장이야 고추장이야, 채소야 나물이야 조금씩 가져와 모둠밥을 해먹으며 인심을 나누기도 하고, 객지로 아이들 다 내보낸.. 청우헌수필 2013.03.31
명지바람 타고 오는 봄 명지바람 타고 오는 봄 성 씨의 연구실이 문을 열었다. 우리는 성 씨의 작업장을 연구실이라 부른다. 성 씨의 연구실에는 여러 가지 것들을 짜고 만들기 위한 각종 공구며 장비들이 즐비하다. 그것보다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술을 빚기 위한 양조 도구며 술통들이다. 성 씨는 .. 청우헌수필 2012.03.19
봄·캠퍼스 봄·캠퍼스 “출석은 카드가 다 체크해 주기 때문에 부를 필요가 없군요. 그래도 이름은 알아야겠지요? 대답하면서 손을 한번 들어봐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나갔다. 손을 들면서 대답하는 얼굴들이 모두 봄이었다. 모두들 화사하게 피어나 있었다. 강의실은 봄으로 가득 차 있.. 청우헌수필 2012.03.11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청우헌 일기·8 새로 태어나는 손녀를 맞이하기 위해 서울의 아들집에 머물고 있었다. 옆집 성 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강둑에 꽃이 다 피었어요. 지기 전에 보셔야지!” 며칠 사이에 그렇게 되었는가. 서울을 향하여 출발해 오던 날은 줄지어선 강둑의 벚나무에.. 청우헌일기 2011.04.26
어느 봄날의 외출에서 어느 봄날의 외출에서 모처럼 지상으로 내려온 포근한 햇살이 사람을 불러냈다. 무슨 이상 기류인지 봄도 온 듯 만 듯, 몇 날 며칠을 두고 찌푸린 하늘 뒤에 숨어 바람만 일으키던 햇살이 봄날 어느 일요일 구름을 걷어 제치고 지상으로 성큼 내려 왔다. 햇살이 쉽사리 내려오지 않아도 시.. 청산수필 2010.04.30
봄나들이의 꿈 봄나들이의 꿈 하늘이 흐리고 바람이 불어도 날씨가 아무리 쌀쌀해도, 필 꽃은 피고 눈 뜰 새싹은 눈을 떠가고 있었다. 산야에는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하고 목련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봉오리를 활짝 터뜨렸다. 계절은 어김없이 흐르고 있다. 봄은 눈 속에만 들어 온 것이 아니라 가.. 청산수필 201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