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그저 산다 이 일 배 오늘도 산을 오른다. 늘 오르는 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모습이 다르다. 산을 덮고 있는 나무의 빛깔이며 모양이 볼 때마다 새롭다. 저 둥치 줄기 어디에다 고갱이를 간직해 두었다가 철 맞추고 때에 맞추어 이리 새 모습으로 바꾸어내는 것일까. 엊그제만 해도 맨살 가지에 겨우 움이 트는가 싶더니 연둣빛 애잎이 돋고, 파릇한 새잎이 어느새 현란한 푸른 잎이 되어 가지를 감싸고 있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기라도 할 양이면, 그 빛깔이며 모양이 바뀌고 달라지는 모습이 고속 영상처럼 빠르게 피어날 것 같다. 연둣빛 푸른빛이라 하지만 눈여겨보면 나무마다 빛깔이 조금씩 다 다르다. 여리고 진하기도 다르고, 밝고 어둡기도 다 다르다. 빛깔뿐만 아니라 크기도 문채도 같은 게 없다. 둥글고 모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