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전쟁 2

창밖의 벌목

창밖의 벌목   둔탁하면서도 날이 선 기계톱 소리가 마을 안까지 요란하게 들려온다. 마을 남쪽 산에서 나무를 베고 있는 소리다. 그 산 앞에 작은 산이 하나 더 있어 함께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데, 산의 벌목은 산허리 넘게 올라와 앞산의 능선을 올라섰다. 산마루에 이르도록 모두 베어낼 기세다. 나무를 베어내는 잔인한 톱질 소리와 함께 처절한 산의 비명이 마을을 흔들고 있다. 마치 동물이 제 가죽이 벗겨질 때 지르는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 소리는 나에게 더욱 참혹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저 산을 정면으로 비추어 주고 있는 내 방의 창이 그 소리를 적나라하게 전해주고 있다. 굴착기는 산허리를 가로질러 그 허리를 꺾을 듯이 파내고 있다. 베어낸 통나무를 쌓기 위한 자리며 실어낼 길을 만들려는 ..

청우헌수필 2024.12.26

나무, 그대로 두자

나무, 그대로 두자 나무가 제 발로 산에서 내려올 리가 없다. 산은 나무의 태생 고향이요, 집이요, 보금자리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무가 들판에 내려앉아 있고, 길가에 나앉아 있고, 집안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사람 탓이다. 사람들이 산의 나무를 들어다가 저들이 일하는 들판에도 앉히고, 저들이 다니는 길가에도 앉히고, 저들이 사는 집 뜰에도 앉힌다. 사람들은 나무를 저들이 차지한 땅에 들이기를 좋아한다. 어느 때는 못 들여서 안달도 한다. 사람들은 나무에게 왜 그러는 것일까. 아껴주기 위해서인가. 치장을 위해서인가. 이득을 위해서인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리하든, 어떻게 해주든 나무의 본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나무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무는 사람의 ..

청우헌수필 201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