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는 건 내 사는 건 오늘도 아침 산책길을 나선다. 볏짚들이 드러누워 있는 논의 가녘 두렁을 지나 마을 숲으로 든다. 들판도 모든 것을 다 비운 것처럼 나뭇가지도 내려 보낼 잎은 다 내려 보내고 맨살이 되어있다. 들판도 나무도 소곳이 사색에만 잠겨 있는 것 같다. 가지 사이에 하늘을 걸치고 .. 청우헌수필 2018.11.25
가을 들판에서 가을 들판에서 한로도 지나 벌써 상강이다. 들판이 온통 누런 금빛으로 출렁이는가 싶더니 바야흐로 벼 베기가 한창이다. 어제는 저 집, 오늘은 이 집, 가을 손길이 분주하다. 벼가 고개를 묵직이 숙이고 서있는 논머리를 조금 쳐놓으면 트랙터가 와서 삽시간에 뚝딱해치우는 벼 베기지만.. 청우헌수필 2015.10.26
황금 들판 황금 들판 한로가 지나 상강이 다가오는 들녘에 서면 논들은 바야흐로 황금 들판이다. 저 질펀하게 출렁이는 금들은 어디에서 저렇게 와르르 쏟아져 나온 것일까. 현란한 축복 같은 금으로 가득 차 있는 논들을 바라보는 농부들은 세상에 다시없는 부자다. 누가 이 많은 금들을 소유할 수.. 청우헌수필 2014.10.18
들판의 오월 들판의 오월 들판에 기계 소리가 가득하다. 이 씨가 논을 삶는 경운기 소리다. 남 일 시켜 놓고 삯 주고 놀 고 있으면 뭐하느냐며, 트랙터에 논 삶기를 맡기지 않고 경운기로 직접 삶는다. 힘은 좀 들어도 내 일 내가 하는 것이 좋은 일 아니냐 한다. 경운기와 함께 한나절을 물이 절벅한 논.. 청우헌수필 201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