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그리움 이 일 배 “굽은 소나무가 있다. 속을 들여다보면 나이테가 수십 줄은 처져 있을 것 같은 이 나무의 굽은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라며 시작하는 나의 글이 있다. 삼 년 전에 썼던 「나무의 그리움」(『경북문단』 제36호)이라는 글이다. 그 나무는 뿌리 박은 땅에서 자라 올라가다가 무슨 까닭에선지 거의 직각이라 할 만한 굽이로 몸이 굽어져 버렸다. 굽어진 그대로 살아갈 수는 없었다. 몸을 조금씩 들어 올리다가 다시 직각도 더 넘게 고개를 쳐들었다. 하루 이틀에 그리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수많은 세월을 안고 그렇게 추슬러 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곧추서서 한참을 올라가다가 다시 앞쪽으로 조금 굽어졌지만, 다시 몸을 세워 바로 올라갔다. 오직 한곳을 바라면서-. 다 커서 그렇게 굽어진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