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죽음(2) 나무의 죽음(2) 날카로운 기계음이 이른 아침 마을 숲의 정적을 갈기갈기 찢는다. 기계톱이 아름드리나무들을 베어내는 소리다. 나이테가 수십 개씩이 그어져 있는 은행나무며 느티나무 회나무 들이 맥없이 쓰러져 토막 나버렸다. 나무들이 쓰러지고 가지들이 널브러진 강둑은 해일이 짓.. 청우헌수필 2019.07.16
나무의 죽음(1) 나무의 죽음(1) 오늘도 해거름 산을 오른다. 산이 언제나 거기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산에 있기 때문이다. 늘 봐도 보고 싶은 나무다. 또 하나 큰 나무가 쓰러져 있다. 산에는 언제나 쓰러지지 않은 나무와 쓰러질 나무와 쓰러진 나무가 모두 하나가 되어 살고 있다. 걸음 앞에 가로 누워 있.. 청우헌수필 2019.07.09
나도 오월인가 나도 오월인가 오월은 생동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넘치는 생기로 천지를 요동하게 하고 있다. 그 생기의 빛깔은 진초록이다. 초록보다 더 진한 진초록에는 빛깔의 심도만큼이나 힘찬 생명의 박동이 울리고 있다. 오월은 울림의 계절이다. 오월의 산은 온통 그 박동 소리로 가득 차 있다. .. 청우헌수필 2019.05.23
나무처럼 나무처럼 오늘도 산을 오른다. 내가 산을 오르는 것은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생리적 일이며, 정감 있는 노래를 듣고 좋은 글을 읽는 정서적 일 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그런 것들과 함께 나의 산행도 늘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이 되어있다. 오늘 하루의 그 일상을 위하여 .. 청우헌수필 2019.03.03
나무의 삶 나무의 삶 들판이나 길가에 또는 어느 집 정원에 홀로 서있는 나무를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처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떤 연유로 저리 홀로 쓸쓸히 서있는 것일까. 혹 인간의 비뚤어진 사랑 때문에, 그 허욕 때문에 저렇게 서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나무는 제 혼자 잘 살 곳을 찾아다니지.. 청우헌수필 2019.02.10
나무의 사랑 나무의 사랑 오늘도 산을 오른다. 누구에게 산을 왜 오르느냐고 물으면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 한다지만, 나의 답은 ‘나무가 거기 있기 때문’이다. 나의‘거기’란 물론 산이다. 산은 어디보다 나무를 넉넉히 품을 줄 알기에 산의 나무가 더욱 푼푼한 것을 믿기 때문이다. 산의 나.. 청우헌수필 2019.01.05
나무는 위안이다 나무는 위안이다 -두 편의 '나무' 시와 함께 오늘도 산을 오른다.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안으러, 나무에 안기려 산을 오른다.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시간과 공간을 모두 넘어선 자리다. 모든 시간들은 나무를 비껴서 흐른다. 모든 공간들도 나무가 선 자리를 떠나 있다. 언.. 청우헌수필 2018.06.11
나무의 행복 나무의 행복 나무에게도 운명이라는 게 있을까. 명산 경승에 태어나고, 야산 황지에 태어난 것이 운명일까. 볕바른 곳에 살고, 그늘진 곳에 사는 것이 운명일까. 천 년을 넘어 하늘을 바라고 있고, 그 하늘의 해 몇 번 못 보고 잦아드는 것이 운명일까. 나무는 태어난 그 자리가 행복이다. .. 청우헌수필 2018.05.20
나무는 죽지 않는다 나무는 죽지 않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거름 숲정이 산을 오른다. 오롯한 나의 일상이다. 언제 올라도, 어느 때 보아도 늘 변함없이 있어주고 반겨주는 모습이 즐겁고도 기쁘다. 아니다. 산은 늘 변한다. 오를 때마다 걷는 곳마다 변하기를 거듭하고 있다. 늘 변하면서 돌고 도는 자연의 .. 청우헌수필 2016.06.12
나무는 늙지 않는다 나무는 늙지 않는다 해거름 산을 오른다. 날마다 오르는 내 일상의 걸음이다. 산을 오르고서야, 그 넉넉하고도 싱그러운 기운에 흠뻑 젖고서야 내 하루가 마무리 길로 든다. 자욱한 소나무, 벚나무, 생강나무 숲속을 걷는다. 물푸레나무며 분꽃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여인의 살 내.. 청우헌수필 201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