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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의 꿈

동병상련의 꿈 이 일 배 교재를 들고 수업할 교실을 찾아가는데 아무리 찾아도 교실이 보이지 않는다. 가파른 층계도 있고 언덕도 나오고 벼랑과도 맞서며 애써 헤쳐나가도 찾는 교실이 안 나타난다. 안간힘을 쓰며 헤매다가 눈을 뜨니 꿈이다. 간혹 그런 꿈을 꾼다. 프로이트의 말대로 ‘꿈은 소망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내가 그만큼 교실에 들어 아이들과 더불어 수업을 함께하는 간절히 그리면서 산다는 말인가. 지금은 기억도 아련할 만큼 잊고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런 일이 꿈으로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비슷한 꿈들을 나만 꾸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수필가도 말한다.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들어갈 반 출석부가 없어 계속 찾아 헤매다가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찾았지만, 들어갈 학급이 없어 2, 3층을 ..

청우헌수필 2022.06.25

꿈이 가는 길

꿈이 가는 길 꿈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청운의 꿈, 그 희망이 솟고 활기가 넘치는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건 아니라도 봄날의 꽃잎 같고, 설한의 잉걸불같이 곱고도 따뜻한 꿈이라면 또 얼마나 생기로울까. 나이 탓일지, 몸의 기운 탓일지는 몰라도 요즈음 잠자리에 누웠다 하면 꿈이다. 눈만 감으면 몽롱한 꿈이 오래된 영사기의 낡은 필름처럼 어지럽게 돌아간다. 흘러간 세월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이거나 몸담았던 장소들이 스쳐 간다. 몇 조각 남은 영상들이다. 꿈에서 벗어나거나 잠을 깨고 나면 거의 지워지고 아련한 자취만 머릿속을 가를 뿐이다. 영상 속의 사람들은 거의가 서러운 사람들이거나 어려운 사람들이다. 만나서 서럽도록 애틋한 사람들인가 하면, 만나면 서로 힘들기만 한 사람들이다. 어머니의 글썽이는 ..

청우헌수필 2021.01.22